조경용 중국산 석재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대구 북구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환경 당국 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18일 오전 합동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역당국이 붉은불개미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검역기준을 마련하지 않는 등 관련 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21일 ‘외래병해충 검역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붉은불개미는 식물의 뿌리와 나무껍질을 뚫고 즙액을 섭취하는 등 식물에 피해를 끼치고, ‘솔레놉신’이라는 독을 보유해 물렸리면 통증, 가려움, 쇼크가 나타날 수 있다. 또 번식력이 강하고 천적이 없어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종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17년 9월28일 부산항에서 붉은불개미가 최초로 발견된 이후, 그해 10월부터 개미류 유입 위험이 높은 목재기구, 폐지, 침목 등 ‘병해충 전염우려 물품’을 대상으로 검역을 실시했다. 검역본부는 또 외국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건축자재, 종고차 부품 등 비식물성 경로를 통해 붉은불개미가 유입될 위험이 높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러나 검역본부는 병해충 전염우려 물품의 적정 검역 수량과 검역 대상 선정방법 등 구체적인 검역기준을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역본부는 “관내 식물류 지정 검역장소로부터 주기적으로 수입 목재가구, 폐지, 철도침목 등 병해충 전염우려 물품 반입목록을 받아 붉은불개미의 주착 여부 등에 대한 검역을 실시한 뒤, 해외병해충이 발견되면 신속하게 보고하라”는 지침만 각 지역본부에 시달했다.

실제 2017년 10월 병해충 전염우려 물품의 검역조치를 시행한 이후 지난해 9월까지 수입된 병해충 전염 우려물품 8만4345건 중 236건(0.28%)에 대해서만 검역이 실시됐다. 건축자재 등 붉은불개미 유입 가능성이 높은 수입물품을 전염우려 물품으로 추가 지정하기 위한 위험분석도 진행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대구의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중국에서 수입된 조경용 석재를 통해 유입된 붉은불개미 830여마리가 발견됐다. 그 이후에야 검역본부는 수입 석재를 병해충 전염우려 물품으로 지정할지를 검토했다.

감사원은 검역본부장에게 병해충 전염우려 물품에 대한 적정 검역수량 및 검역대상 선정방법 등의 검역기준을 정하는 등 붉은불개미에 대한 효과적인 검역실시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또 붉은불개미 유입 위험이 높은 경로를 조사해 병해충 전염우려 물품을 추가 지정하는 등 검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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