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씨가 지난 9월23일 자신의 SNS에 올린 이준석,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사진. 명씨 페이스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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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반대시위에 대해 “비문명”이라고 주장하는 등 연일 젠더 이슈에 대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이 의원이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이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폭로를 조건으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타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소위 ‘칠불사 회동’이 더 비문명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4호선 타는 서민을 볼모 삼아 뜻을 관철하려는 행위가 비문명인 것처럼 동덕여대 폭력 사태에서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발생했는데 그것을 정당한 시위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며 “그저 비문명일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동덕여대 학생들이 지난 11일부터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반대하며 학교 건물 점거, 수업 거부 등 집단행동에 돌입했는데 이를 지적한 것이다.
이 의원은 지난 15일에는 자신이 딥페이크 처벌법에 반대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저는 함정수사법에 반대했다. 제가 딥페이크 처벌법에 반대했다고 하는 래디컬 페미 이번 기회로 예외없이 일망타진 들어가겠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난 9월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딥페이크 성착취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개정안, 소위 ‘딥페이크 처벌법’에 찬성 표결했다. 그러나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아동·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등 디지털성범죄에 대해 경찰의 ‘위장수사’를 허용하도록 하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개정안에는 반대표를 던졌다. 위장수사는 ‘텔레그램’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메신저를 이용하는 범죄에 효과적인 수사 기법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젠더 이슈에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혐오발언으로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윤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물인 명태균씨와 이 의원의 관계를 두고 의혹이 제기됐다. 명씨 측 변호인 김소연 변호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22년 5월 9일 0시20분쯤 (당시 당대표인) 이(준석) 의원이 먼저 명씨에게 ‘윤 (대통령)이 김영선 경선하라고 한다던데’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에 명씨와 윤 대통령의 “김영선 해줘라” 통화가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후 지방선거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던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경북 포항시장, 서울 강서구청장 공천에 관여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은 지난 16일 SNS에서 “비문명 하면 이준석”이라며 “여대의 기습 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비문명인지, 칠불사 홍매화가 비문명인지는 길 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면 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동덕여대 학생들은 최소한 학교 당국의 잘못된 판단에 당당히 정면으로 맞서고 있지 누구처럼 홍매화나 심고 있지는 않다”며 “윤석열 당선의 일등공신으로서 윤 대통령 문제를 다 알면서도 대표 시절에는 입도 뻥긋 않다가 뒤늦게 코너에 몰리니 공천개입이니 숟가락 얹으며 여성들에게 비문명 끼얹는 모습 추하다”고 지적했다.
장 전 의원은 이날도 “자당 유력 정치인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 시절 명태균 씨,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과 한통속으로 온갖 구태정치에 연루돼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개혁신당의 공식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장 전 의원이 언급한 ‘칠불사 홍매화’는 이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 명씨 등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거래하려 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명씨는 지난 9월23일 자신의 SNS에 “이준석과 천하람이 칠불사에서 삽질한 까닭은”이라는 글과 함께 천 의원이 홍매화를 칠불사 마당에 심기 위해 삽질하고 이 의원이 이를 지켜보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 대해 ‘2024년 3월 1일 오전 4시 3분, 경남 하동군 화개면 칠불사’라는 시간과 GPS 위치기록도 소개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김 전 의원이 김 여사 공천개입과 관련된 자료 폭로를 대가로 개혁신당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했고 이 의원은 당내 논의를 거쳤으나 결국 거절했다. 당시 개혁신당 대표를 맡고 있던 이 의원은 “2월 29일 오전 8시 41분 김영선 의원 측 관계자(명씨로 추정)가 김영선 전 의원이 중요한 것을 알고 있으니 직접 만나보라고 종용, 그날 일정을 마치고 하동 칠불사를 향해 떠나 3월 1일 새벽 1시에 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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