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회원들이 2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 울산 경남 제주 합동연설회장 앞에서 5.18운동 모독망언 3인 국회 퇴출 및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뒤편으로 각 전당대회 후보별 지지자들이 지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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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3차 합동 연설회가 이전과 달리 조용해졌다. 1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등에서 무대로 욕설을 퍼붓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명 '태극기' 세력의 소란을 잠재우려는 당의 노력이 작용했다.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부산·울산·경남·제주권 당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 제3차 합동연설회는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와 달리 태극기부대 등 극렬 지지자들의 욕설이나 몸싸움 없이 시작됐다.
지난 연설회에서는 주로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태극기부대들이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김진태·김순례 의원 제명을 촉구하는 진보 단체와 대치하기도 했다.
이날 풍경은 달랐다. 행사 시작 전 벡스코 앞마당에서 한국당 지지자들 사이로 역시 5.18 망언 논란 의원들을 규탄하는 진보 단체의 집회가 열렸지만 충돌은 없었다. 5.18 망언 규탄 집회 옆에서 4.16 연대의 부산 지역 회원들이 한국당에 세월호 참사 책임을 물으며 한국당 해체와 참사 당시 국무총리였던 황교안 후보의 구속 등을 주장하는 피켓을 들고 있었지만 당원들과 갈등을 빚지는 않았다.
이날 현장에서는 태극기부대의 활동 자체가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충돌에 대비해 경찰 8개 중대가 출동해 현장을 지킨 가운데 벡스코 앞마당에서는 빨간 옷을 입은 각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지지자들이 모였다. 하지만 각자 후보를 선전하는 활동만 했다. 지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 명함을 나눠줬다. 황 후보 지지자들은 한켠에서 풍물놀이를 했다. 김 후보 지지자들도 '3(기호) 김진태'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다닐 뿐 별다른 충돌을 일으키지 않았다.
행사장 내에서도 김 후보 지지자들은 무대에서 멀찍이 떨어져 자리잡았다. 이들은 1800여석의 일반 객석 중 맨 뒤편에 몰려 앉았다. 앞쪽에는 오세훈 후보 지지자들과 황 후보 지지자, 최고위원 후보들 지지자 등이 차지했다.
당 차원에서 소란을 막기 위해 애를 썼다. 이날은 피켓을 든 지지자들이 앉을 객석에는 펜스를 쳤다. 무대 앞쪽으로는 각 지역 당협에서 추린 핵심 당원들을 앉히는 400여석 규모 내빈석을 마련했다. 14일 대전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 때는 좌석 구분이 없었지만 2차 연설회부터는 현장 좌석이 구분됐다. 당협별 비표를 가진 당원을 무대 가까운 곳으로, 무대에서 먼 자리에 일반 당원을 배치하는 식이었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중진 의원은 "태극기 세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눈에 덜 띄도록 뒤쪽으로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 지지자들은 후보들이 입장할 때 피켓을 들고 다른 후보 지지자들보다 더 목소리 높여 "김진태"를 여러차례 연호하긴 했지만 집단적으로 욕설을 내뱉진 않았다. 사회자도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서로 조금씩 배려하자. 품격을 유지해 달라"며 "피켓은 가슴 아래로 내려달라"는 안내를 여러 차례 했다.
5.18 망언 의원 징계를 결정해 태극기부대로부터 항의를 받아 온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이날은 욕설보다 응원이 이어졌다. 지난 대구 연설회에서 김 비대위원장의 연설 도중 김 후보 지지자들이 욕설 섞인 야유를 보낸 것과 다른 풍경이었다. 김 비대위원장 연설 중 일부 김 후보 지지자들이 피켓을 머리 위로 크게 들며 침묵 시위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눈에 띄는 야유는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김 비대위원장이 "야유가 나올 때마다 박수 소리로 야유를 덮어달라"며 "누가 이 당 주인이고 이 당 주인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당원인지를 여러분이 보여 주셔야 한다"고 말하자 박수와 환호가 나왔다.
김 비대위원장도 당 내 일부 세력의 반발을 달래듯 "대통령 탄핵까지 경험했다. 하고 싶은 얘기 수없이 많고 욕하고 싶은 것 수없이 있고 비판하고 비난해야 될 것이 수없이 있을 것"이라며 "진정한 우리 당 주인들은 절대 그러지 않는다, 같이 박수 쳐달라"고 말했다.
부산=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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