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전 가능성도 상당히 농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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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남북한 간의 평화무드 고조로 이제는 한반도보다 더 팽팽한 전운이 감돌게 된 중국과 대만 양안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국지전이 발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중국 내외 언론에서조차 종종 실리는 것이 현실일 정도다. 서로 으름짱만 놓고 닭싸움하듯 하던 모양새가 앞으로는 몇 걸음 더 나아가 분명한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얘기가 될 듯 하다.
양안 관계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1일 전언에 따르면 이런 위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쪽은 말할 것도 없이 중국이라고 해야 한다. 이는 중국이 그동안 “양안의 통일을 위해서라면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누누이 천명해온 것만 봐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양안 관계가 삐꺽거릴 때마다 군사훈련을 하는 등의 위협을 가하기는 했어도 국지전을 일으키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중국인은 중국인을 때리지 않는다”는 최근 민간의 유행어에서 보듯 가능하면 평화적 대화로 통일을 이루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최근 대만을 대상으로 군사훈련을 한 중국의 인민해방군 해군. 올해 자칫하면 대만을 공격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제공=졔팡쥔바오(解放軍報) |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 보면 분위기는 유행어를 “중국인도 중국인을 때린다”로 바꿔야 할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1월에 중국이 꿈에서라도 듣기 싫어하는 ‘대만 독립’ 문제가 불거질 총통 선거가 치러진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지난 1996년부터 줄곧 제기돼 온 이 문제가 내년 선거에서는 더욱 뜨거운 감자같은 현안이 될 수 있는 만큼 중국으로서는 어떻게든 선제 대응해 분위기를 바꿔놓아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눈엣가시라고 해도 좋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내년에 대만 독립 이슈를 내걸고 출마, 재임을 노리겠다는 입장을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분명히 한 것도 중국 입장에서는 도저히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臺北) 시장을 비롯한 다수의 스타 정치인들이 대만 독립을 주창하면서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은 현실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중국으로서는 대만 조야가 깜짝 놀랄 수준의 강력한 반응을 보여야 하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2021년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는 상징성이 다분한 해라는 사실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기념비적인 해를 맞이하기에 앞서 양안의 통일을 이룩하는 것이 정말 소망스러운 시대적 상황에서 대화로 정 안 되면 마지막 카드인 무력 동원을 불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필두로 하는 당정 최고 지도부가 수시로 회의를 열어 면밀히 검토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외에 중국이 경제·사회적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는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내부 결속, 미국이 대만을 대중 관계의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전략적 의도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정부에 대한 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미국의 전략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는 대만을 응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대만 출신 사업가 렁유청(冷有成) 사장은 “주지하다시피 현재 중국 경제는 어렵다. 국민들의 불만이 높다. 뭔가 내부 결속을 위한 희생양이 필요하다. 이 경우 대만이 유력한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만을 해방하면 원천 봉쇄된다”면서 중국이 군사공격에 대한 강렬한 유혹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이 곧장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설사 위기관리를 잘못해 국지적 충돌이 일어나더라도 전면전으로 비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의 국방력 역시 만만치 않고, 중국으로서는 최대 글로벌 강대국인 미국의 존재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안 관계가 금세기 들어 최대 위기에 봉착한 것만은 사실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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