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박수 소리로 야유 덮어달라"고 하자, 박수 터져
"욕하고 싶은 게 수 없이 많아도 때와 장소 가려야"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27 전당대회 3차 합동연설회에서 모처럼 박수를 받았다. 지난 14일 대전, 지난 18일 대구에서 각각 열린 1, 2차 합동연설회에선 일부 ‘태극기 부대’ 인사들이 김 위원장을 향해 야유와 욕설을 쏟아냈다. ‘5⋅18 폄훼’ 논란을 일으킨 김진태 후보를 당 윤리위 징계에 회부한 데 대해 김 후보 지지자들이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김 위원장이 "야유가 나올 때마다 박수소리로 야유를 덮어달라"고 말하자 환호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김 위원장 연설 때 총 8차례 박수가 나왔다.

2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김병준(오른쪽) 비대위원장이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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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20분쯤 합동연설회 개회 연설을 위해 단상에 올랐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앞서 있었던 대전·대구 합동연설회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연설할 때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이 고함을 치고 "빨갱이" 같은 욕설을 퍼부었다. 김 위원장이 이 일을 거론하며 "여러분, 국민들이 우리 당을 많이 걱정합니다. 한국당 전대가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우리당의 모습은 아니지요?"라고 하자 객석에서는 박수와 함께 "네!"라는 함성이 나왔다.

또 김 위원장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수없이 많고 욕하고 싶은 게 수없이 많다. 그러나 때가 있고 장소가 있다"며 "진정한 우리 당 주인들은 절대 그러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 걱정 말아달라. 여러분이 듣는 야유와 지나친 소리는 우리 당의 지극히 작은 일부일 뿐"이라며 "자유한국당은 작은 야유와 지나친 소리 일부에 무너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날 김 위원장 연설 때 총 8번의 박수가 쏟아져 나오는 동안 김 후보 지지자 300여명도 조용히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당 관계자는 "김 후보 지자자들이 여론이 악화하자 자제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합동연설회에는 당원 2000여명이 모였다. 대전 및 대구에서 열린 1⋅2차 합동연설회에는 김 후보 지지자 수백명이 단상 앞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날은 한국당 사무처에서 사전에 부산·경남지역 선거인단을 단상 앞자리에 배치했다. 다만 연설회장에 들어오지 못한 일부 김 후보 지지자들이 연설회장 밖에서 항의하기도 했다.

[부산=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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