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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미신고 임대 소득 철저 징수" 전월세 신고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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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전월세 소득 과세로 공평과세 실현, 효율적 주택정책 수립에 도움
임대인이 세금 부담 임차인에 전가, 민간 임대시장 축소 우려도


파이낸셜뉴스

임대차 계약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월세도 매매처럼 거래 신고를 의무로 하는 내용의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이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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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기간과, 임대소득 등을 신고토록 하는 전월세 실거래 신고제가 도입된다. 주택 매매시장과 달리 현재 임대 시장은 미신고 등으로 과세 사각지대에 있었다. 이로 인해 현재 임대주택 4채 중 3채, 75% 이상에 대한 과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른바 '전월세 실명제'의 막대한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나온다. 순기능으로는 공평과세, 정확한 통계를 기반으로 한 주택정책에 활용이 꼽힌다. 반면 임대소득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반기 전월세 거래 신고 의무화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임대차 계약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월세도 매매처럼 거래 신고를 의무로 하는 내용의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이 추진된다. 전월세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도 본격화 될 수 있고, 과세형평성 논란이 있었던 고액전세자에 대한 스크린도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017년 7월 기자간담회에서 "임대사업자 등록제를 먼저 정착시키고 단계적으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추진하겠다"며 "전월세 등 주택 임대를 주택 거래 신고제처럼 투명하게 밝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고대상은 주택으로 한정해 오피스텔 등 비주택은 의무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등 특정 지역에 대해서 시범적으로 시행한 뒤 지방 등으로 점차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전월세 거래 신고 의무화가 되면 전월세 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임대인에 대한 과세도 본격화 된다. 현재 전월세 거래는 매매거래와 달리 신고 의무가 없기 때문에 확정일자를 받은 경우에만 확인이 되는 구조다. 매매거래에 대한 실거래가 신고 제도는 지난 2006년 도입돼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등 실거래가 기반의 과세 체계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월세 거래 신고 의무화 입법과 관련해 국토부는 "임대차 계약 신고의무화를 위한 정부 입법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공평과세, 효율적 정책 수립 도움
전월세 거래 신고 의무화에 따라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는' 공평과세 실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임대 주택 673만 가구 가운데 임대현황이 파악되지 않는 주택은 전체의 77.2%인 520만 가구에 달했다.

김종필 세무사는 "임대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 주택의 수로는 그동안 얼마의 돈이 세금으로 걷히지 않은 것인지 파악은 힘들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전월세 신고를 피할 수 없게 되면 임대업자들이 자진신고를 통해 세금 감면 혜택을 기대하고 이로 인해 시장이 투명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월세 시장의 투명화, 잠재된 세원 발굴을 통해 주택 시장 현황에 대한 명확한 세수 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주택 정책 방향 설정 시 정확한 통계에 기반을 두고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대료 상승, 민간시장 축소 우려
반면 세 부담 증가로 임대인이 임차인의 전월세에 이를 전가하거나, 급작스런 세 부담 증가로 민간임대 시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예림 변호사(법부법인 정향)는 "임대료 노출로 인해 젊은 신혼부부 등이 증여세를 내는 상황이 생기거나, 임대인이 장기적으로 임대료를 높여 손실을 만회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우리나라 공공임대 주택 공급률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일괄적으로 세부담이 증가하면 임대사업자들 임대업을 포기하고 이로 인해 임대료가 오를 수 있다"며 "시장이 적응할 수 있도록 대도시 먼저 하거나, 임대료(전세보증금) 수익이 적은 임대업자는 신고 의무를 면제해 주는 등이 보완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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