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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혐오범죄 당했다" 신고한 '커밍아웃' 美흑인배우, 폭행 자작극으로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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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밤거리에서 인종차별 등 ‘혐오 범죄’를 당했다고 신고했던 미국의 배우 겸 싱어송라이터 주시 스몰렛(36)이 폭행 자작극을 꾸미고 허위 신고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선일보

미국 배우 겸 싱어송라이터 주시 스몰렛/연합뉴스


시카고 쿡 카운티 검찰은 20일(현지 시각) 지난달 시카고 도심에서 걷던 중 남성 2명에게 인종차별 발언과 성소수자 비하 욕설을 듣고 폭행까지 당했다고 신고한 스몰렛의 진술이 허위로 추정된다며 스몰렛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일리노이주 법에서 허위신고는 1년 이상 3년 이하 징역형에 해당하는 중범죄 중 하나다.

시카고 경찰은 이날 오전 스몰렛을 피해자가 아닌 '범죄 용의자'라고 언급했다. 경찰은 폭행 용의자 2명과 스몰렛의 금융기록 등을 재조사한 결과 스몰렛이 용의자들에게 자작극을 돕는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스몰렛은 지난달 29일 새벽 2시 시카고의 스트리터빌 거리를 혼자 걷다 두 남성에게 공격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스몰렛은 당시 "남자 2명이 인종차별과 성소수자를 비하하는 욕설을 하며 손으로 얼굴을 때리고 화학 물질을 뿌리고 갔다"며 "한 명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고 외치며 목에 밧줄을 걸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미국 연예계는 용의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가 잇따랐다.

하지만 용의자로 체포된 25세와 27세의 두 남성은 스몰렛이 출연하고 있는 미국 인기드라마 '엠파이어'(Empire)에 출연한 적이 있는 단역 배우들이며, 이 중 한 명은 스몰렛의 체력 트레이너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경찰에서 "스몰렛이 지난달 22일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운동 문구가 적힌 협박 편지를 받았다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대중이 관심을 보이지 않자 폭행 자작극을 꾸몄다"고 진술했다. 지난 13일 체포됐던 용의자들은 결국 15일 풀려났다.

두 남성은 지난 18일 변호인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며, 동성애자 혐오자도 아니다. 우리는 트럼프 지지자도 아니다. 단지 시카고에서 태어나 자란 평범한 미국 시민"이라고 했다.

스몰렛은 다음 날 ABC 아침방송 '굿모닝 아메리카'(GMA)에 출연해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자작극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화가 난다"며 "(내 주장을) 진실이라고 꼭 믿을 필요는 없지만, 진실을 보려고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몰렛은 1987년부터 아역배우로 활동하며 영화 '마이티 덕', '노스' 등에 출연했다. 2015년 '엠파이어'에서 성공한 가수 자말 라이언 역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5년 커밍아웃 이후 흑인과 성소수자 인권 캠페인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앨범 수익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노우리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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