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5 (수)

떨고 있는 돼지농가...치사율 100% 아프리카돼지열병 한국 턱밑까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다비육종이 운영하는 돼지 사육농장의 돼지들이 먹이를 먹고 있다. /다비육종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중국·몽골·베트남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하면서 정부 당국과 국내 돼지 사육농가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사율이 100%여서 한국에 전파될 경우 돼지 사육농가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중국은 하북성과 신장위구르자치구, 서장 자치구를 제외한 전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몽골은 불강·오르홍·토브·돈드고비·셀렝게·다르항-올 등지에서, 베트남은 홍옌성과 타이빈성에서 각각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으로 주로 감염된 돼지의 분비물 등에 의해 직접 전파된다. 돼지과(Suidae)에 속하는 동물만 감염된다. 사람은 감염되지 않는 않는다.

돼지의 경우 치사율이 100%에 달하고, 치료법과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한 번 발생하면 양돈 산업의 뿌리가 흔들릴 정도로 피해가 크다. 이 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40.5~42℃)·식욕부진·기립불능·구토·피부출혈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보통 10일 이내에 폐사한다. 질병이 발생하면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발생 사실을 즉시 보고해야 하며, 돼지와 관련된 국제교역도 즉시 중단된다.

농식품부와 축산농가는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국내에 전파될 경우 그 피해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열되지 않은 돼지고기와 건조 훈제된 소시지나 햄 등이 섞인 잔반을 돼지가 섭취할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는 소시지 등 돼지고기 가공품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과거 호주와 태국 등지에서는 중국산 휴대 축산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전자가 검출됐으며, 최근 대만 공항의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소시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전자가 확인됐다. 한국에서는 2018년 8~9월 중국에서 제주공항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여행객이 갖고 있던 돼지고기 가공식품에서 4건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이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중국·베트남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많고, 해당 국가 출신의 근로자들이 한국 농가에서 많이 일한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한국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농식품부는 돼지·돼지고기 및 가공품 등에 대한 수입금지 등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중국과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항공과 여객선에 대한 검역 및 국내 축산농가 방역을 강화했다. 또 국내 거주하는 중국 및 베트남 이주민과 베트남 근로자에게도 지자체 및 다문화센터를 통해 모국 방문시 현지 축산시설 방문이나 돼지 접촉 자제, 귀국시 축산물 반입금지 등 방역준수사항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사육농가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국가를 다녀오면 길게는 2주간 돼지농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윤성규 다비육종 상무는 "최근 중국과 베트남, 몽골 등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지역에 여행을 다녀오는 한국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우리 회사의 경우 해당국가에 다녀온 이들의 경우 길게는 2주정도 돼지 사육장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헌 성우농장 대표는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한국에서 발병하는 것은 시간상 문제로 보인다"며 "현재까지 최선의 방법은 돼지 사육 관계자들이 이들 국가 여행을 자제하고, 방역을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지환 기자(daebak@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