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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힘 실리는 '위안화 절상' 시나리오, 한국 증시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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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내일의전략]미중 무역협상서 '위안화 안정' 명문화 추진…"한국 증시에 큰 선물" 긍정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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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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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시한이 임박하면서 증권가가 글로벌 외환시장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 테이블에 '위안화 가치 안정'을 명문화하는 방안을 올려 놓은 만큼 ‘G2’의 환율 흐름이 국내 주식시장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1월 의사록이 혼조세를 연출했지만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 달러 약세 전망 등이 주식시장을 떠받쳤다.

1월 랠리에 지치고, 대외변수 불안감에 찌든 한국 시장은 미국을 따라가지 못했다.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1포인트(0.05%) 떨어진 2228.6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2000억원 이상 사들였지만 기관과 개인의 동반 매도에 힘을 잃었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무역협상 시한인) 3월1일은 '마법의 날짜(magical date)'가 아니다"라며 협상 시한 연장을 시사한 것도 이날 투자심리 약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 소식을 손꼽아 기다려 온 투자자 입장에선 '희망고문'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해석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이 국내 증시에 큰 선물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중국이 미국의 위안화 안정 요구를 수용한다면 이는 위안화 가치 절상·달러화 약세,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 투자 확대, 외국인 자금 한국 증시 유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중 무역협상 합의안에 '위안화 안정'이 담긴다는 소식은 20일 위안화가 달러 대비 절상되는 즉각적인 효과로 이어졌다. 위안/달러는 이날 6.72 위안으로 전날(6.76위안)보다 절상됐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은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위안화가 6.7 저항선으로 향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절상기간이 길어지고 절상폭이 커질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합의한다면 제2의 플라자 합의로 해석될 수 있다"며 "위안화는 점진적이겠지만 상당 기간 절상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이어 "중국 입장에선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와 금융시장 개방 확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장 예상보다 위안화 절상 폭이 커질 수 있는데 이는 한국 증시 등 위험자산 선호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위안/달러 환율이 미중 무역갈등 이전 수준인 6.3위안 수준으로 복원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위안화 절상 이슈가 단기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는 오랜 기간 지속된 쟁점일 뿐 아니라 뚜렷한 결론을 맺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대규모 위안화 공급이 예정돼 있는 만큼 약세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 달러 약화 기조가 한국 수출기업 실적에는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은택 연구원은 "대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달러 가치가 낮아지면 이익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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