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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퇴행 논란 의식했나...한국당 전대 PK선 막말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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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반성·컨벤션효과' 없는

'3無 이벤트 전락' 거센 비판에

특정세력 소란없이 차분히 진행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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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새 대표를 뽑을 2·27 전당대회가 5·18 망언과 태극기부대 광풍, 탄핵 부정 발언 등 잇따른 퇴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극우화 우려 속에 지도부가 “과격한 언행을 삼가라”고 단속에 나섰지만 전대 막판 표 결집을 위한 후보 간 논란 부각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당의 국면 전환의 기회였던 전당대회가 보수통합의 비전과 반성, 컨벤션 효과를 찾아볼 수 없는 ‘3무(無) 이벤트’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국당 대표 후보자들은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3차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또 한 번 격돌했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작심하고 황교안·김진태 후보를 저격했다. 그는 “이번에 전당대회 잘 치르고, 당이 완전히 새롭게 다시 태어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백척간두 낭떠러지 앞에 서버렸다”며 “다른 주자 두 분이 모두 탄핵이 잘못된 것이라고 하고, 심지어는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김 후보가 앞선 TV 토론회에서 헌재의 탄핵 결정이 타당하지 않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김 후보는 “난세의 지도자가 갖출 조건은 의리·배짱”이라며 “촛불이 무서워 도망갈 때 누가 남아 이 당을 지켰느냐”고 로열티를 강조했고 황 후보는 “문재인 정권 탓에 부산·울산·경남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며 정부 실정 부각에 방점을 찍었다.

극우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연설회는 태극기부대 등 특정 세력의 세 과시 없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당 지도부도 이성적인 선거(운동)를 당부하고 나섰다. 박관용 선거관리위원장이 “치열하게 경쟁하되 동지 의식을 갖고 깨끗하게 승부하자”며 “과격한 언동도 삼가달라”고 주문했고 이전 연설회에서 태극기부대로부터 야유를 받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작은 소란과 야유에 우리 당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막말로 도마 위에 오른 주요 후보들도 발언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막말로 당 안팎에서 질타를 받은 김준교 청년 최고위원 후보도 이날 연설 전 “다소 과격한 언행으로 전대에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5·18 망언 당사자인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 역시 “부정 수급자를 가려낼 필요가 있다”는 기존 주장은 반복했지만 “온전하게 광주 시민의 명예를 올려드리자고 한 말 중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한선교 전대 의장은 “우리 청년 최고위원 후보가 ‘문재인을 탄핵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해서 문제 될 게 없다”며 김준교 후보의 발언을 옹호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502명에게 ‘한국당이 태극기부대에 취해야 할 입장’을 물어본 결과 57.9%가 ‘단절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포용해야 한다’는 답변은 26.1%였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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