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부터 2년 간 신설 및 재개통된 교통로. 주황색은 도로, 녹색은 철도, 파란색은 항공 노선. /사진=중앙아시아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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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최서윤 기자 = 아시아 전체 면적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중앙아시아가 다시 연결되고 있다. 최근 2년 새 국경을 초월한 교통 노선이 30개 가까이 뚫렸다. 구(舊) 소련의 붕괴 이후 정치적·경제적으로 격동을 겪으면서 마찰을 일으켰던 중앙아시아가 지역경제 성장을 위한 새 국면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 외교·안보 전문 매체 디플로맷은 21일 “지난 1991년 12월 구 소련 붕괴 직후부터 치열한 지역 주도권 경쟁을 벌이던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이 국경 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중앙아시아 전역에 걸쳐 새로운 수송로를 개척하고 폐쇄됐던 노선을 부활시키면서 최근 2년 간 지역 연결성이 강화됐다고 전했다.
실제 유라시안 조사·분석 연구소(ERAI) 산하의 중앙아시아워치(CAW)는 2017~2018년 동안 중앙아시아 국경 간 교통로를 분석한 결과 항공·철도·도로 등 26개 노선이 생겨났다고 밝혔다. 항로 13개, 철도 4개, 도로 9개 등이다.
중앙아시아는 구 소련 붕괴에 따른 원치 않은 독립을 한 이후 10년 동안 기싸움을 해왔다. 실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1991년 구 소련 국민투표에서 90% 이상이 연방 잔류를 원했다. 구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 벌어진 잡음은 특히 항공여행 부문에 가장 먼저 피해를 줬다. 독립 이후 극심한 경제 혼란을 겪으면서 중앙아시아 각국 항공사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고, 이에 역내 항공 노선을 축소한 것. 실제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1992년 항공 노선을 줄였다.
국경을 잇던 철도 역시 항공 노선과 비슷하게 줄거나 폐쇄됐다.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테러, 그리고 당시 카리모프 대통령이 국경문제와 관련해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을 향해 공격적인 발언 이후 각종 철도가 차단된 것이다. 타슈켄트 테러는 우즈베키스탄 이슬람운동(IMU) 세력이 1999년 2월 수도 타슈켄트에서 일련의 폭탄 공격을 벌여 16명이 사망하고, 수 십명이 부상한 사건이다. 항공과 철도에 비해 저렴한 장거리 버스도 중앙아시아 국가 간 정치적 이견으로 희생됐다. 1990년대 후반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간 버스 노선이 중단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디플로맷은 세계은행이 언급한 것처럼 지역 연결성 강화를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경제를 통합해 협력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중앙아시아 국가 간 교통로 신설은 관광업 촉진을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중앙아시아는 국가 간 이동을 자유롭게 허용하기 위해 비자 장벽을 낮추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이달 통합 비자 프로그램인 ‘실크 비자(Silk Visa)’ 도입을 앞두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특정 국가에 입국하면 별도의 비자 없이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를 한 번에 여행할 수 있게 하려는 것. 다만 디플로맷은 중앙아시아 국가 간 연결성이 다시 조성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협력이 없는 상태라면 분쟁의 불씨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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