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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핵융합 먼얘기? 이미 공학적 구현 단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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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핵융합 에너지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제 핵융합은 구현 단계에 들어섰다."

한국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인 '케이스타(KSTAR)' 10주년을 맞아 지난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핵융합 연구 석학들은 인터뷰 자리에서 "핵융합이 구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이제 가능한 시대가 왔다"고 일제히 강조했다. 태양이 1초 동안 뿜어내는 에너지는 지구의 모든 인류가 100만년간 쓰고 남을 정도로 막대하다. 이런 태양에너지의 원천이 바로 핵융합이다. 1500만도의 온도와 2000억기압에 달하는 압력 덕분에 태양에서는 이 같은 핵융합이 일어난다. 지구에서는 이런 극한 환경을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대신 온도를 1억도까지 올린 상태에서 핵융합 반응을 유도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전기를 얻는 것이 핵융합발전소의 기본 메커니즘이다. 하지만 1억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라스마'를 통제하는 게 쉽지 않다. 전문가들조차 "불가능하다"고 외면했던 이유다.

이날 인터뷰에 참석한 해외 석학들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우리는 기술적 난제를 하나씩 해결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카울리 미국 프린스턴플라스마물리연구소장은 "실제로 핵융합은 지구에서 구현됐고 우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 또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핵융합 발전 상용화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ITER는 미국 중국 일본 한국 유럽연합(EU) 인도 러시아 등 7개국이 함께 프랑스 카다라슈 지역에 짓고 있는 대규모 핵융합실험로다. KSTAR가 지난해 1억도의 초고온을 달성한 데 대해 그는 "이제부터 비로소 핵융합을 하는 단계로 넘어갔다"고 평가했다.

이경수 ITER 기술총괄사무차장(사진)은 "과거 나를 보고 사기꾼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핵융합은 이제 구석기시대를 넘어 신석기시대로 왔다. 기술 개발과 함께 곧 철기시대에 접어들면 에너지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타카 가마다 일본 나카핵융합연구소 부소장은 "핵융합은 연료를 쉽게 얻을 수 있어 에너지 자립에도 유리하고 방사능 누출과 같은 위험이 작기 때문에 인류는 핵융합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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