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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야유·고성 줄어든 한국당 연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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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 후보, 황교안 후보, 김진태 후보. [사진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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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태극기부대에 점령당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합동연설회장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과격 발언을 쏟아내던 일부 참가자들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당은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를 전후로 '질서 유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앞서 있었던) 작은 야유, 일부 지나친 소리는 우리 당의 지극히 작은 일부일 뿐이다. 우리 당 주인이 어떤 모습인지 국민에게 보여줘 우리 당을 믿고 지지하게 만들자"고 했고 당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앞서 대전과 대구에서 진행된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태극기 세력과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이 김 위원장 발언 시간에 욕설을 하거나 다른 후보 정견 발표 때도 "김진태"를 연호하며 원활한 진행을 방해했다. 당장 '보수 정당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비판과 당 지지율을 깎아 먹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다수 태극기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진태 당대표 후보는 논란이 커지자 지난 19일 입장문을 통해 "대구합동연설회장에서 야유 등 다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데 대해 저도 마음이 불편하다"면서 "(제 지지자들은) 앞으로는 보다 품격 있는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런 결과 이날 합동연설회는 비교적 질서 있게 진행됐다.

오세훈 후보가 연설할 때에는 당원 일부가 야유를 내뱉었지만, 집단적 행동은 아니었다. 오 후보는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태극기세력을 겨냥해 "여러분의 목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일반 국민의 마음은 우리 당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며 "분노를 당에, 보수에 도움이 되는 곳으로 돌려 달라"고 요청했다.

행사장 밖에서도 김진태 후보 홍보버스와 황교안 후보 지지자들이 펼치는 사물놀이 소리 외에 태극기 세력의 과격한 활동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한선교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은 "우리 당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문재인 탄핵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해서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김준교 후보는 이날 "그동안 사려 깊지 못하고 다소 과격한 언행으로 축제인 전당대회에 누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면서도 '문재인 탄핵' 주장은 이어갔다.

이날 한국당 당원 사이에 '합동연설회에서 과격한 행동은 자제해야 하지만 태극기부대 활동 가치는 인정해야 한다'는 기류가 흘렀다. 마산회원구 당협 소속인 한 60대 당원은 "태극기 세력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욕설 같은 행동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태극기부대에 취해야 할 한국당의 입장'에 대해 '단절해야 한다'는 응답이 57.9%로 나타났다. '포용해야 한다' 26.1%, '모름·무응답' 16.0% 순이었다. 그러나 이념 지향별로 응답은 다르게 나타났다. 한국당 지지층은 '포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64.8%로 '단절해야 한다' 13.5%보다 높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502명에게 무선 전화 면접(10%)과 무선(70%)·유선(20%) 자동 응답을 통해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부산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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