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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독립군 지원한 조부처럼…GS家의 `3·1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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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허만정 GS그룹 창업주


"이번에 상경했을 때 서울에서 3·1 독립선언이 있었습니다. 곧이어 전국 방방곡곡에서 만세운동이 벌어져 수많은 동포가 다치거나 학살되었고 더러는 감옥에 끌려가는 것을 보았습니다.(중략) 우리는 이 나라의 독립을 회복하고 이 민족의 자유를 향유하기에 있는 힘을 다해야 하겠는데 먼저 이 나라에서 무지를 추방해야겠습니다."

GS그룹 창업주인 효주 허만정(1897~1952)은 1919년 22세 젊은 나이에 서울에서 3·1운동 현장을 목격한 후 큰 깨달음을 얻었다. 고향으로 돌아가 경남 진주의 대지주였던 부친 허준 선생에게 학교 설립을 건의했고, 본인 소유 함안 땅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고 동지들을 규합했다. 일본 총독부의 방해로 남자고등보통학교 설립이 무산되자 여자고등보통학교 설립을 추진해 1925년 진주여고 전신인 진주일신여자고등보통학교를 개교했다. 이후에도 일본 도쿄를 방문해 도쿄 유학생회에 자금을 기탁하는 한편, 백산상회 발기인(주주)으로 참여해 상하이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공급하는 데 일익을 담당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매일경제

허연수 대표


허연수 GS리테일 대표(58)가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독립운동 역사 알리기에 적극 나선다.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다. 허 대표의 부친이 바로 허 창업주의 넷째아들인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이다. GS리테일은 애국의 사회공헌을 대물림해 그동안 군 방문은 물론 독도 알리기와 위안부 피해자 기금 모금 활동에 적극 참여해 왔다. 해군본부나 계룡대 등 군시설도 자주 방문하고 기부해 왔다. 실제 올해 연중 캠페인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허 대표가 세심하게 진행 과정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은 전국 1만3500여 개 소매점 오프라인 플랫폼을 총동원할 수 있어 그룹 내에서도 적격이다. 편의점 GS25, GS수퍼마켓, 랄라블라, GS fresh, 각종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 등 하루 700만여 명이 이용하는 GS리테일의 모든 온·오프라인 고객 접점 채널이 총동원된다. 국가보훈처와 손잡고 진행하는 역사 알리기 사업은 '국민이 지킨 역사, 국민이 이끌 나라'를 핵심 주제로 삼았다. 3·1절 즈음에 일회성이 아니라 매달 주제를 정하고 연중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로 해서 눈길을 끈다. 3·1운동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는 4월 11일까지 총 42일에 맞춰 전국 릴레이 행사 '독립의 횃불'을 전개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횃불 봉송 주자 2019명을 2개월에 걸쳐 모집했다. 또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춰 고객 100명과 함께 상하이 임시정부 견학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알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도쿄에서 2·8독립선언에 참여한 임시정부 최초의 여성 대의원 김마리아 여사와 함경북도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하고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모진 고문 끝에 감옥에서 사망한 동풍신 열사 등 유관순 열사 못지않게 조국 독립에 매진한 대표적 독립운동가들이다. GS리테일은 보훈처와 오랫동안 숙의해 여성 독립운동가 51명의 이름과 항일 활동 내용을 담은 스티커를 만들었고, GS25 편의점에서 취급 중인 도시락 전 상품 20종에 부착하기로 했다. 이 캠페인은 이달 22일부터 3·1절이 있는 3월 말까지 이어진다. GS수퍼마켓과 GS리테일의 밀키트 브랜드인 심플리쿡도 각각 조리 식품과 밀키트 상품에 여성 독립운동가 알리기 스티커를 부착하며 참여한다.

여성 독립운동가를 알리는 동영상도 제작해 지하철 3호선과 9호선, GSTV와 주요 공식 SNS 채널을 통해 확산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GS리테일 유통 매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소개하는 성우의 음성이 배경음악(BGM)을 통해 흘러나오게 된다. 또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광복절과 애국순열 탄신일, 특정 기념일 등에 대한 독립운동 지식을 공유하는 이벤트를 벌이는 한편, 회원카드(멤버십 팝카드)에 임시 정부 주요 인사들 단체 사진과 호국보훈의달 기념 국군 장병 사진, 나라꽃 무궁화 등 3종을 새기며 '이달의 독립운동가'도 소개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인기 있는 자체 브랜드(PB) 제품에 보훈처의 공식 엠블럼을 붙이고, 고객이 해당 상품을 구매할 경우 수익 일부를 적립해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후원하는 기금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상품 선정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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