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3 (월)

관광대국으로 성장한 베트남…김정은 `원산 구상`의 미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리더가 바꾼 北·베트남 운명 ③ ◆

매일경제

베트남 다낭 시내 전경. [사진 제공 = 연합뉴스]


1965년 3월 8일, 미군 제9해병원정여단 장병들이 상륙정을 타고 베트남 중부도시 다낭 해안에 도착했다. 이들은 미국이 베트남전에 처음으로 투입한 지상군 병력이었다. 이후 미군은 베트남전쟁 내내 다낭을 통해 병력과 물자를 베트남에 투입했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 다낭은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점령됐다. 개혁개방 드라이브가 만든 변화의 바람은 베트남을 누구나 가고 싶은 관광지로 변모시켰다.

다낭의 미케비치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6대 해변'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베트남의 히트 상품이 됐다. 초승달 모양의 길이 20㎞ 해변을 끼고 호화 리조트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하얏트·셰러턴·풀먼·인터콘티넨털을 비롯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호텔·리조트 브랜드가 전부 진출했다. 지난해 다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87만명에 이른다.

신종현 다낭 한인회 부회장은 "10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었고 고깃배만 떠 있었다"면서 "베트남 정부가 다낭 해변을 관광지구로 지정해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더니 몇 년 만에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시켰다"고 말했다.

최근 베트남 정부는 다낭을 중점으로 한 베트남 중부 지역에 18개 경제자유구역 중 무려 11개를 집중 배치했다. KOTRA는 올해 다낭에 베트남 세 번째 무역관을 공식 오픈했다. 이성녕 다낭 무역관장은 "베트남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 속에 다낭은 관광의 메카를 넘어 비즈니스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도 올해 다낭에 총영사관 개설을 준비 중이다.

앞서 KOTRA 하노이 무역관은 "(태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태국은 한국인 해외여행 시장에서 주요 경쟁국으로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관 측은 "2016년 상반기 베트남을 찾은 한국인은 74만1069명으로 72만5499명을 기록한 태국을 제쳤다"면서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 수가 태국을 앞지른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들의 관광산업 경제효과를 비교한 2015년 자료를 살펴보면 베트남은 매년 관광산업으로 127억달러에 이르는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베트남 관광산업의 국내총생산(GDP) 직접기여는 6.6%에 달한다.

이처럼 10년 만에 이룬 다낭의 '천지개벽' 스토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많은 교훈을 준다. 만일 북한의 개혁개방 결과로 한국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이 금강산과 원산·백두산을 찾게 된다면 김 위원장의 관광 진흥 구상도 날개를 달 수 있다. 해외 관광객들이 늘어나게 되면 국가 이미지 개선과 대외적 홍보 효과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매일경제

이와 관련해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저개발 국가나 체제 이행 국가들이 개혁개방 초기에 관광을 통해 외화를 획득하고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것은 효과적인 발전 전략"이라며 북한이 가진 관광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김 위원장 고향이자 관광 진흥 구상의 핵심 기지인 북측 강원도 원산 명사십리(明沙十里)는 다낭의 미케비치와 많은 점이 닮았다.

공교롭게도 원산은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10월 미군 제1해병사단이 상륙작전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두 곳은 해안선 모양이 비슷한 베트남과 한반도 동해안의 '허리'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김 위원장은 무려 세 차례나 새롭게 건설되고 있는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현장을 찾아 공사 상황을 직접 챙길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그가 작년에 같은 곳을 세 차례 현지지도한 것은 이곳이 유일하다. 당시 그는 "날마다 눈에 띄게 달라지는 명사십리 건설현장을 돌아보니 머지않아 인파십리(人波十里)로 변할 그날이 벌써 보이는 것만 같다"며 흥분 섞인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김성훈 기자 / 하노이 = 홍장원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