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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6년만에…서울 전세가율 첫 50%대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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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작년 입주를 시작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경. 1만가구에 가까운 아파트가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전세 물량이 대거 쏟아져 서울 동남권 전셋값 하락을 불러일으켰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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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도 6년 만에 처음으로 50%대로 하락했다. 전셋값 하락이 갭투자자 부담 증가와 급매 발생, 매매가격 동반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서울 부동산 시장도 가파른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18일 조사 기준)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0.22% 하락했다. 전국 평균 하락률(-0.12%)의 두 배에 가까운 낙폭이다.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하락폭이 크다. 2위는 충북(-0.21%), 3위는 경남(-0.20%), 4위는 울산(-0.18%) 순이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말부터 17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매수심리 악화가 전세 수요로 이어지면서 전세 거래는 증가하고 있지만, 서울 동남권을 중심으로 전세 공급이 무더기로 나오고 있어 전셋값은 시나브로 떨어지고 있다.

구별로는 한강 이남 11개 구가 0.26% 하락했다. 강남구(-0.78%), 강동구(-0.34%), 동작구(-0.33%) 등의 하락폭이 컸다. 한강 이북 14개 구는 평균 0.17% 하락했으며 강북구(-0.48%), 성북구(-0.46%)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같은 날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 대비 전세가율은 59.9%를 기록했다. 평균 가격 대비 전세가율도 59.4%까지 밀렸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50%대로 떨어진 것은 2013년 3월 59.9% 이후 처음이다. 2017년 말 평균 전세가율은 73%를 기록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가율이 90%에 육박하면서 '미친 전셋값'으로 불렸다. 이런 높은 전세가율은 '조금만 더 보태 차라리 집을 사자'는 매매 수요로 이어지기 쉽다. 전셋값이 높으면 전세를 끼고 적은 돈으로 집을 사는 갭투자도 늘어난다.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 상승을 견인하는 단계로, 지난 상승장에서도 이런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전셋값 하락에 따른 역전세 현상이 벌어지면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한 집주인들의 급매물들이 늘어날 수 있어 매매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전세시장에서 세입자가 우위를 점하면 굳이 실수요자들이 당장 집을 매수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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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공급이 많다는 점을 의미한다"면서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큰 가운데 전세가격 하락 추세가 매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집값 대세 하락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KB부동산이 집계한 'KB 선도 아파트 50지수'는 -1.03%로, 1% 이상 지수가 하락한 것은 201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실제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5주 연속 하락했다. 설 연휴로 잠시 주춤했던 하락폭이 더 커졌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주 -0.07%에서 이번주에는 -0.10%로 커졌다.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매수 대기자의 관망세와 함께 전세 가격까지 떨어진 영향이라고 감정원은 설명했다.

마포구(-0.20%)와 용산구(-0.12%)는 거래가 급감하며 선호도가 낮거나 매물이 누적된 단지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도봉구(-0.11%), 강북구(-0.09%)도 상승폭이 높았던 창동과 미아뉴타운 위주로 하락하고 있다. 강남구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에도 매수 문의가 없어 매물이 누적되고 있다. 강남·송파를 비롯해 경기 하남 등 인근 지역의 대규모 신규 공급 영향으로 강남구(-0.27%)와 강동구(-0.20%)는 서울시 평균보다도 하락폭이 컸다.

[전범주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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