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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사설] "한국서 기업하기 어렵다" 유럽상의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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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의 회원사중 65%가 “지난해 한국의 기업경영환경이 전년보다 더 악화됐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ECCK가 유럽계 기업의 한국법인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ECCK는 이러한 설문조사결과를 21일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청와대와 한국정부에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응답이 2015년 첫조사 때 52%, 2016·2017년에 각각 60.6%인데 비해 크게 늘었다. ECCK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하락, 기업활동 규제, 인건비상승이 원인이라고 했다.

ECCK는 한국의 기업환경과 관련, 지난해 11월27일 서울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가진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크리스토프 하이더 유럽상의 총장은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독특한 규제들이 많은 갈라파고스 규제국가”라 작심하고 비판했다. 기업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한국을 세상의 흐름과 단절된 남미의 갈라파고스 섬에 비유한 것이다.

ECCK는 매년 10여쪽 짜리 ‘한국의 규제백서’를 발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무려 114쪽이나 됐다. 그만큼 한국정부에 할 말이 많다는 뜻이다. 기자회견장에서는 “임상시험용 의료기기조차 정식수입 허가를 받아야 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 “자동차의 차축높이를 12㎝이상으로 규제하는 국가”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사흘 후인 30일에는 주한미국상의(암참)·ECCK·주한영국상의·한불상의·한독상의 등 5개 외국상의가 뭉쳐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도 “한국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대상 기업인을 범죄자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외국기업들의 불만은 때로는 불합리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정부의 기업규제가 국내기업들조차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이와 관련해 “한국기업들이 피부에 화상을 입기 시작한 냄비속의 개구리 신세”라고 했다. 기업하기 힘들다는 ECCK의 잇단 호소를 당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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