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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수수료 수익만 1.5조…프리미엄PB 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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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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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 사업 강화에 나섰다. 부동산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가 쉽지 않고 경기 불안으로 기업대출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PB 서비스를 포함한 자산관리(WM)를 새로운 활로로 삼겠다는 것이다. 자산가들을 상대로 한 상품 판매 수수료와 안정된 수신 규모 유지가 WM 부문 장점이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이 WM 서비스를 통해 거둬들인 수수료 수익만 1조5000억원에 달할 정도다.

24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의 WM 육성 전략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PB센터 고급화다. 서울 강남 지역을 포함해 자산가들이 밀집한 부촌에 초호화 센터를 꾸며 고객들 발길을 이끄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역금융센터에 최고급 PB센터인 '투 체어스 프리미엄 잠실센터' 문을 열었다. 기존 서울 강남과 서초, 여의도, 부산 등에 마련한 PB 전용 영업점보다 한 단계 높은 초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공간이다. 자산관리 전문가 상담은 기본이고 고액자산가 맞춤형 사모펀드 상품도 이곳에서 판매된다. 방문 편의를 높이기 위해 전용 차량 픽업 서비스도 제공된다.

우리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도 서울 압구정 일대에 초고액 자산가 전용 PB센터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대표 부촌인 압구정현대아파트와 지근거리에 들어설 이 센터는 국민은행 PB센터 가운데 자산 규모가 가장 큰(30억원 이상) VVIP 전용인 '스타PB센터'로 조성될 전망이다.

은행들의 PB 서비스 고급화 전쟁에 불을 붙인 곳은 한국씨티은행이다. 일반 영업점을 확 줄이는 대신 이를 고액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 전문점으로 개편한 것이다. 씨티은행 WM센터는 1호점인 서울 반포센터를 시작으로 현재 청담, 도곡, 강북 등 서울점과 부산, 대구점에 이어 지난해 하반기 문을 연 분당점까지 총 7곳으로 늘었다.

기존 자산관리 창구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VIP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최근 흐름이다. 우리은행 프리미엄 PB센터에는 기존 일반 PB센터에는 없는 세무사와 부동산 전문가, 애널리스트를 배치하고 PB도 늘려 상담 인력 풀을 기존보다 최대 3배 많은 9명으로 꾸렸다. 센터를 찾아온 고객은 주식과 파생상품, 부동산, 세금, 증여, 상속까지 재테크 전 분야에 걸친 종합상담을 받을 수 있다.

전국 53곳의 은행·증권 복합서비스 점포인 '신한PWM센터'를 운영하는 신한은행은 50억원 이상 자산을 가진 VVIP 고객에게 본부 전문가와 PB 팀장이 팀을 이뤄 맞춤형 자산관리를 해주는 'PWM프리빌리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SC제일은행은 모그룹인 스탠다드차타드그룹에서 글로벌 투자 전략가를 초청해 외국 금융시장 정보를 알려주는 각종 세미나와 포럼을 매년 약 500회씩 열고 있다. 우수 고객 자녀에게는 싱가포르 국립대 등 외국 견학 기회를 주는 리더십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외국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PB 고객을 겨냥해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 투자 자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동포 등 외국에 거주하는 은행 VIP 고객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WM 서비스 강화에 나서는 것은 수수료 수익을 통한 비이자수익 확대에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은행이 WM 부문에서 거둔 수수료는 3490억원으로 전년보다 15% 늘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3576억원과 3541억원으로 선전했다. 총 규모 면에서는 국민은행이 4810억원으로 가장 크지만 전년 대비 11%가량 감소했다.

우리은행 실적 개선 배경에는 방카슈랑스가 있다. 지난해 방카슈랑스에서 올린 순익은 858억원으로 시장점유율 1위(38.3%)를 기록했다. 펀드 잔액은 지난해 주식시장 약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기준 전년 대비 1조7000억원 늘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WM 부문에서 우리은행의 약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우리은행이 펀드와 방카슈랑스 판매로 거둔 순익은 150억원으로 선두를 지켰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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