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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뉴욕타임스 트래블] 알프스 몽블랑의 눈부신 만년설의 도시 `샤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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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빨간색으로 래핑된 몽탕베르행 산악열차. 안드레아 와이너 ⓒ 2018 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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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동부 '샤모니'라는 도시를 알고 계신지. 정확한 이름은 샤모니 몽블랑. 1924년 제1회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곳이다. 원래 이름에는 몽블랑이란 단어가 없었는데 1921년 이 도시 의회가 일부러 추가했다. 이웃 나라 스위스 사람들이 몽블랑 명성을 독차지한다고 생각했나 보다. 사실 그럴 필요까진 없었다. 샤모니를 방문하는 순간 머리 위로 보이는 만년설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샤모니에서 첫날 오후. 이 도시를 제대로 느끼려면 몽탕베르로 가는 빨간색 산악열차부터 타야 한다. 1909년 트랙 완공 이후 해발 915m 알프스 산맥까지 관광객들을 데려다주는 열차다. 기차에서 내리니 프랑스 최장 빙하 '메르 드 글라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서히 흘러가는 거대한 빙하도 보인다. 작은 박물관 '글리시오리움'에서 심각한 지구온난화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샤모니로 돌아와 1~2시간 정도 꼬불꼬불한 길을 돌아다니다 보면 반짝이는 불빛들로 수놓인 마을이 나타난다. 시내 중심에 자리한 아늑한 분위기의 서점 '미종 드 라 프라스라'에 들러 지도, 스키 가이드북, 등산책 등을 천천히 둘러본다. 첫날 저녁은 젊은이들 핫스폿 '포코 로코바'에서 몽블랑 브루어리 블론드 맥주와 버거로 해결. 갓 구운 롤 안에 넉넉한 소고기 패티, 베이컨, 에멘탈 치즈가 입맛을 돋운다.

이튿날 아침 식사는 시내 인기 제과점 '오 프티 고맨드'에서 카푸치노 한 잔과 빵을 추천한다. 지역 특산품 '크루아 드 사부아'는 꼭 먹어보길 권한다. 십자가 모양 브리오슈 빵에 크림을 듬뿍 바른 후 뿌린 바닐라향 설탕이 인상적이다. 초콜릿 스프레드와 홈메이드 잼이 곁들여진 페이스트리도 좋다.

샤모니에서는 스키를 타야 한다. '그랑몽테'가 가장 유명한 스키장이지만 여유가 있다면 '브레방'으로 가라. 몽블랑 계곡을 가로지르는 남쪽 슬로프는 햇살과 눈 덮인 산 정상 풍광을 보게 해준다. 조금 더 스릴을 원한다면 스노파크에서 점프 연습을 하면 된다. 부드러운 착륙을 위해 거대한 에어백도 갖춰져 있다. 해발 2439m가 넘는 브레방 리프트 꼭대기 레스토랑에서 휴식 시간을 가져보자. 레스토랑은 바쁠 때 예약을 받지 않는다. 그래서 기다려야 할 수도 있지만 햇볕 잘 드는 테라스 경치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 이 지역 전통 음식 '타르티플레트'를 주문해 본다. 감자, 치즈, 베이컨을 조합한 음식인데,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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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가장 길고 큰 빙하 메르 드 글라스. 안드레아 와이너 ⓒ 2018 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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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스키를 즐겼는가. 그렇다면 피곤을 달랠 시간이다. 럭셔리 호텔 '아무 알베르 프리미어' 바할 스파가 제격이다. 75분 코스 핫스톤 마사지와 45분 코스 발마사지를 추천한다. 마사지가 끝났다고 바로 일어날 필요는 없다. 스팀 룸, 따뜻한 라운지, 작은 실내 암벽등반 공간이 있는 스파에서 2시간 내내 머무를 수 있다. 둘째날 저녁은 이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무 알베르 프리미어 호텔 레스토랑은 현지 전통 음식을 창의적으로 해석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미슐랭 2스타를 받은 맛집이다. 늦은 밤 도심에 자리한 '예술가의 집'은 라이브 음악을 감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프랑스 TV 프로그램에서 판정단을 맡았던 앙드레 마누키앙 씨가 만든 곳인데 블루 그래스부터 재즈, 브라질 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촉망받는 음악가들에게 일주일간 머물 기회도 준다.

셋째날, 스릴 넘치는 케이블카를 타고 하얀 봉우리 '에귀 뒤 미디'에 오른다. 번화한 거리가 순식간에 유럽 대륙에서 가장 험하지만 아름다운 장소로 바뀐다. 꼭대기에 도달하면 몽블랑 정상을 향한 여정을 시작하는 산악인들, 해발 915m 유리 바닥을 걸어보는 용감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점심은 '파이' 레스토랑. 신선한 요리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파리에서 요리를 배운 셰프 부부가 운영하는 이 레스토랑에는 달콤하고 풍미 가득한 회전식 타르트가 있다. 가볍게 드레싱한 샐러드와 오늘의 키시(달걀, 우유에 고기, 채소, 치즈 등을 섞어 만든 파이 종류)를 주문하고 디저트는 다크 핫초코를 음미해보자.

페이지 매클라나한 ⓒ 2018 THE NEW YORK TIMES ※ 뉴욕타임스 트래블 2018년 12월 24일자 기사

[정리 = 권효정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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