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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숫자로 본 한국의 소상공인…"최저임금 또 인상되면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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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서울 은평구에서 요식업을 하고 있는 50대 A씨. 20대부터 요식업과 제조업 등 창업을 반복했지만 무려 4번이나 사업이 망했다. 그러나 현재도 요식업을 하고 있다. 직장생활 보다는 소상공인으로의 삶을 고수했다. 다행히 현재 사업체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걱정이 생겼다. 최저임금 인상에다 근로시간 단축까지 경영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내년이 가장 큰 위기다.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시간 단축(주 52시간)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A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년 대비 인건비가 2~3% 정도 올랐다"며 "내년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최저임금까지 또 인상되면 요식업들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 안산시에서 소규모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B씨. 불황으로 대기업들에 납품할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동월 대비 매출이 조금 떨어졌지만 아직까지는 경영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를 생각하면 답답하다. 불경기가 계속될 경우 대기업 수주량이 줄 것이고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업체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경영이 악화될 경우 몇 개월을 버티기도 어렵다. 나름대로 대비책을 세우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 업종전환도 어렵다. B씨는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올해 상반기에 매출이 1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상태가 계속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하면 답답하다"고 걱정했다.


소상공인들이 경기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6일 '2018년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 시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 9546개를 대상으로 통계청의 통계대행을 통해 실시했다. 조사 기준시점은 2017년 12월31일, 조사기간은 2018년 8월27일부터 9월14일까지다. 2018년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 시험조사 결과를 숫자로 정리해봤다.


◆1= 최근 10년(2008~2017년) 간 창업자의 평균 창업비용은 1억1010만원에 달한다. 이 중 본인부담 비용은 6420만원, 외부조달은 4590만원 수준이었다. 평균 창업비용은 '시설 및 장비'(37.9%), '인테리어'(17.3%), '보증금'(16.2%) 등에 사용됐다. 2017년 기준 소상공인 평균 부채는 1억2250만원으로 조사됐다. 부채 유형은 '은행권'(81.9%), '정책자금'(8.8%), '개인 간 차용'(8.0%), '대부업체'(1.3%) 순이었다. 창업자의 절반 가까이는 부채를 갖고 있다. 부채가 있는 소상공인은 44.4%에 달했다. 평균 고용인력은 상용근로자 0.5명, 임시ㆍ일용직 0.2명, 무급가족종사자 0.2명 등으로 나타났다. 평균 1명을 고용하는 셈이다.


◆2= 소상공인 연 평균 매출액은 2017년 기준으로 2억379만원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영업이익은 269만원 수준이었다. 일 평균 10.2시간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이다.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정의는 소기업 중에서도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업, 서비스업의 경우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체를 말한다. 광업, 제조업, 건설업 및 운수업의 경우는 상시근로자 10인 미만 사업체에 해당된다.


◆3= 소상공인 연 평균 영업이익은 2017년 기준으로 3225만원이다. 소상공인 10명 중 3명은 '창업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평균 창업 경험은 2.5회에 달했다. 응답자의 30.7%만이 자가소유 사업장을 가지고 있었다. 또 응답자의 32.5%는 영업기간이 1~5년 미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평균 영업기간 10.6년으로 조사됐다. 가업승계를 한 사업체는 전체의 3.2%로 나타났다. 승계 후 영업기간은 10년 이상이 38.4%로 가장 높았다.


◆7= 2017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한 소상공인 사업체는 각각 70.9%, 72.1%에 달했다.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은 '폐업'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창업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생계형'으로 창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폐업 위험에도 창업을 하는 이유로 10명 중 7명이 '창업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라고 답했다. 중기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해 매출은 늘리고 비용부담은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8= 소상공인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도 매우 크게 느꼈다. 10명 중 8명이 최저임금 수준이 높다고 인식했다. 2019년 최저임금(8350원) 수준에 대해서는 '매우높음'(39.4%), '높음'(37%), '적정'(21.7%), '낮음'(1.6%), '매우 낮음'(0.3%)으로 답했다. 이로 인한 경영 부담 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 소상공인들은 정부에 '자금지원'(93.9%), '세제지원'(41.5%), '판로지원'(12.7%), '인력지원'(11.5%) 정책을 중점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더불어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정책 강화도 필요한 상황이다.


◆10= 소상공인의 평균 창업 준비기간은 10.2개월이다. 평균 영업기간은 10.6년으로 나타났다. 일 평균 10.2시간 사업체를 운영한다. 이번 실태조사 시험조사는 본 조사에 앞서 예비적으로 실시했다. 예비적으로 실시한 것임에도 결과를 발표한 것은 공론화를 통해 조사의 타당성 검토와 문제점 보완을 위한 과정이다. 2015~2017년 소상공인 실태조사의 경우 결과의 신뢰성 문제로 공표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2017년 12월에는 국가 승인 통계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김형영 소상공인정책관은 "올해 통계청과 공동으로 8~9월께 본 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조사표본을 1만개에서 4만개로 확대해 신뢰도를 높이고 매출액 등 자료는 객관적인 행정자료로 보완하는 등 통계의품질을 지속적으로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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