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강제징용노동자상 합동 참배행사에서 신일철주금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와 이희자 태평양전쟁 피해자 보상 추진협의회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1일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일본 강제징용 피해 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한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힘겹게 지팡이를 짚고 무대에 선 이춘식(99) 할아버지는 감동에 북받친 얼굴로 "제가 내년이면 100살이 됩니다. 3·1절 날 모여서 이렇게 행사를 해주시니 감사하고 눈물이 납니다"라며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춘식 할아버지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다.
이날 행사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했다.
감정에 북받쳐 말을 잇지 못하는 이춘식 할아버지를 대신해 마이크를 잡은 이희자 태평양전쟁 피해자 보상 추진협의회 공동대표는 "이춘식 어르신이 하시고 싶은 말씀이 많은데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고 하신다"며 "함께 투쟁하고 재판에 참여한 동료들이 다 세상을 떠나서 마음이 아프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이춘식 씨(가운데)와 유가족들이 강제징용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 판결을 위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열리는 대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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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30일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난 날을 잊을 수 없다"며 "많은 분의 도움으로 승소판결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나라 사법부를 존중하지 않는 일본은 정말 파렴치하다"며 즉각적인 배상 이행을 촉구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오늘 억울하게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비극적인 역사를 되돌아보고 억울한 희생에 대해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70년이 넘도록 미뤄진 미완의 해방을 온전한 해방으로 완성해야 한다"며 "일본의 죄악을 완전히 청산하고 군국주의 부활 책동을 분쇄하자"고 강조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0월30일 이춘식 할아버지를 포함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전범기업인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신일철주금이 피해자 1인당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이춘식 할아버지는 지난해 12월 "신일철주금의 한국 자산을 압류해 달라"고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했으며,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 1월3일 신일철주금 소유 '포스코-니폰스틸 RHF 합작 법인(PNR)' 주식에 대한 압류 신청을 수용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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