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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만성 B형 간염, 내성 있어도 약 많이 쓸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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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노포비어 약물 단독 요법으로

B형 간염 바이러스 효과적 억제

환자 심리적·경제적 부담 덜 듯

병원리포트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팀

중앙일보

표준화된 치료 지침이 없어 치료에 난항을 겪던 만성 B형 간염 다약제 내성 환자에게 희망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만성 B형 간염 다약제 내성이란 B형 간염 환자가 두 가지 계열 이상의 약물에 내성을 나타내는 경우를 말한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팀을 중심으로 7개 의료기관 전문의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질병관리본부·국립보건연구원의 의뢰를 받아 B형 간염 다약제 내성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연구한 것에 따르면, 테노포비어(성분명) 약물 단독 요법만으로도 B형 간염 바이러스가 효과적으로 억제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테노포비어는 1차 치료제에 효과를 보이지 않는 B형 간염 환자에게 다른 계열 약물과 함께 주로 처방되는 약물이다.

연구팀은 총 423명의 만성 B형 간염 다약제 내성 환자를 테노포비어 단일 요법 치료군(174명)과 테노포비어 기반 복합 요법 치료군(249명)으로 나눠 시기별로 치료 효과(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살펴봤다. 테노포비어 단일 요법 치료군은 해당 기간 동안 테노포비어만 복용한 그룹이며, 테노포비어 기반 복합 요법 치료군은 테노포비어와 다른 치료제를 함께 복용한 그룹이다.

연구결과, 단일 요법 대 복합 요법의 치료 효과는 48주 시점에서 단일 요법 71.7%, 복합 요법 68.9%로 나타났다. 환자 100명 중 단일 요법으로 치료한 환자는 71.7명이, 복합 요법으로 치료한 환자는 68.9명이 바이러스가 완전히 없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96주에는 85.1%와 84.2%, 144주에 각각 92.1%와 92.7%, 192주에 93.4%와 95.7%, 240주에 97.7%와 97.2%로 각각 나타났다. 두 그룹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연령, 성별, 간경변 유무, 신장 기능, 항바이러스 약제 내성 종류, 혈중 바이러스 수치 등 여러 인자를 보정한 후에도 두 그룹 간 치료 효과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테노포비어 단독 요법만으로도 복합 요법과 비슷한 B형 간염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안 교수는 “만성 B형 간염 다약제 내성 환자의 치료법에 대해 지금까지 짧은 연구 기간에 한정된 단독 요법 연구 결과만 있어 치료에 적용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연구는 장기간에 걸친 효과를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대한간학회 B형 간염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판에 반영됐다. 안 교수는 “이를 통해 치료법 결정에 어려움을 겪었던 B형 간염 다약제 내성 환자의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고 국가적으로도 의료비 감소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 질환 분야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임상위장간학회지(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게재됐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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