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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休] 옛정취 가득한 간이역...시간도 마음도 멈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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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군위군

일연 스님, 입적 전 인각사 머물며 집필

삼국유사 테마로 한 문화공원 8월 개장

관광객 선정 '아름다운 간이역' 화본역

제2 석굴암 삼존석굴, 수려한 풍광 매혹

김수환 추기경 생가선 사랑·나눔 되새겨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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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군위는 대구 근처의 지방자치단체로 그동안 여행객들의 눈길을 받지 못하던 곳이다. 하지만 시간을 가지고 살펴보면 은근히 볼 것과 들러볼 곳, 먹을 곳이 많다. 종교 관광지와 맛집에 더해 최근에는 스토리텔링 관광지인 ‘삼국유사 테마파크’가 완공돼 오는 8월 개관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주에는 관광지로 하나둘씩 면모를 갖춰가는 군위를 찾아 발품을 팔고 왔다.

군위군이 봄을 맞아 설레고 있다. 오는 8월 지역 관광거점인 ‘군위 삼국유사테마파크’가 문을 열기 때문이다. 군위는 일연스님(1206∼1289)이 1284년부터 입적할 때까지 5년 동안 인각사에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집필한 곳으로 군위군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테마파크에는 ‘보각국사 일연 문화계승관’, ‘삼국유사’ 속 인물들을 영상으로 만나는 ‘셔틀 영상관’, 삼국유사 속의 이야기를 체험해 볼 수 있는 ‘히스토리관’ 등이 있다. 야외광장에는 17m 높이의 ‘신화목’이 버티고 서 관람객들을 맞는다. 8월 개관에 맞춰 테마파크 안에는 돔 하우스 형태의 숙박 시설도 조성될 예정이다. 김유진 군위군 주무관은 “국보로 지정된 ‘삼국유사’를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군위읍 용대리 238-10번지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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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김수환 추기경은 유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김창숙 선생의 묘소를 찾아 큰 절을 여섯 차례나 하고 술잔을 올려 화제가 됐다. 추기경이 공식 석상에서 절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는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분의 묘소에 절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분의 종교가 유교든, 불교든, 참배를 어떻게 하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종교가 다를지라도 구원의 진리는 하나다”라고 대답해 신선한 파문을 일으켰다.

그런 그가 2009년 2월16일 선종했다. 지난 16일이 10주기였다. 광산 김씨인 김수환 추기경은 충남 논산군 연산의 양반가문에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 김요안은 병인박해 때 연산에서 붙들려 옥중 순교했다. 할머니 강말손은 남편의 순교 후 김수환의 아버지인 김영석(요셉)을 유복자로 출산했다. 김영석은 역시 천주교 집안이었던 달성 서씨 서용서의 딸 서중하(마르티나)와 결혼해 김수환 추기경을 낳았다.

그의 부모는 왜관·김천·대구를 전전하면서 박해를 피해 다니다 칠곡과 선산을 거쳐 1922년 군위에 정착해 그를 낳았다. 김수환 추기경이 8세 되던 해 그의 부친은 폐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가 옹기와 포목행상으로 생계를 꾸리던 곳이 바로 군위다. 그가 살던 자리에 생가가 복원됐고 인근에는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는 ‘사랑과나눔공원’이 들어섰다. 공원에는 그의 생가 외에 십자가의 길을 비롯해 기념관이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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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 삼존석굴은 신라 소지왕 15년(493)에 극달화상이 조성한 곳으로 지상에서 20m 높이에 직경 4.25m, 굴속 깊이 4.3m에 네모 반듯한 형태로 굴 안에는 본존불인 아미타불과 좌우로 대세지보살·관음보살이 조각돼 있다. 8세기 중엽 건립된 경주 토함산 석굴암에 영향을 미친 석굴로 평가받고 있고 주변 풍광이 수려해 쉬었다 갈 만하다.

화본역은 관광객들이 선정한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역사(驛舍)와 급수탑 등 예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간이역 앞마당에는 박해수 시인의 시비가 있으며 역사 안으로 들어가 철로를 건너면 국내에 몇 곳 남지 않은 급수탑이 모습을 드러낸다. 급수탑은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시설로 관광객들의 사진 배경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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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군을 찾았다면 유기농 장류 전문점 ‘두향’도 반드시 들러봐야 한다. 두향의 상차림에는 청국장과 두부 등 콩요리 외에 나물 등 10여 가지의 반찬이 올라오는데 경상도 음식 같지 않게 짜지 않은 게 특징이다. 특히 청국장 맛이 좋은데 가격은 메뉴에 따라 1만7,000원과 2만2,000원짜리 두 종류가 있다. 강황을 넣은 밥을 무쇠솥에 지어 내놓는데 밥맛이 일품이다. /글·사진(군위)=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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