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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고 장자연 사건

배우 윤지오 “장자연 리스트에 특이한 이름 국회의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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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10주기 라디오 출연…“계약 위약금 무려 1억원” 주장도
한국일보

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처음 얼굴을 공개하고 출연한 배우 윤지오씨. 그는 고 장자연씨와 같은 소속사 동료 배우였고, 장씨가 성추행을 당한 술자리에도 있었던 목굑자다. tbs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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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자연씨의 10주기인 7일 동료 배우였던 윤지오씨가 당시 소속사가 여성 배우들에게 성 접대를 강요한 정황을 밝혔다. 윤씨는 장씨가 사회 유력 인사들이 참석한 술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했을 때도 현장에 있었다. 또 소속사가 터무니 없는 위약금으로 배우들을 옭아맨 사실도 증언했다.

윤씨는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영향력이 있고 자본 능력이 됐다면 언니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애달파했다. 윤씨에 따르면, 소속사와 맺은 계약에서 계약금은 300만원이었으나, 위약금은 1억원이었다. 당시 그와 장씨는 신인이라 같은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윤씨는 장씨 역시 소속사를 굉장히 나가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나가고 나서도 ‘너라도 나가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그게 너무 미안하다”라며 울먹였다.

자신이 목격한 성 추행 술자리도 증언했다. 소속사 대표의 생일 파티날 2차로 갔던 가라오케였다. 앞서 윤씨는 JTBC ‘뉴스룸’, MBC ‘PD수첩’ 과도 전화 인터뷰를 한 바 있으나 최근에는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그는 “여자는 자연 언니와 저밖에 없었고 다른 분들은 다 (소속사) 대표의 측근이었다”며 “그래서 제가 하는 진술이 다 묵인되고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처벌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당시 언론사에 있던 조모씨가 흰 드레스를 입고 있던 장씨를 무릎에 강제로 앉히고 추행했다고 증언했다.

‘연예 산업 관계자들을 소개시켜준다면서 부르는 자리가 자주 있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비일비재하게, 굉장히 많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회사에 몇 개월 밖에 있지 않았다”며 “이건 아니다 싶어 그나마 다행히 위약금을 물어주고 나온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윤씨는 자신이 본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내용도 얘기했다. 장자연 리스트는 모두 7장이나 이중 3장은 소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언니가 받았던 부당한 대우에 대해 호소를 하다시피 (적었다), 또 이름들이 쭉 나열돼 있는 내용이 한 페이지가 넘어갔다”며 “딱 한 차례 짧은 시간에 봤고, 경황도 너무 없었지만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본 리스트 4장에는 영화감독, 정치계, 언론 종사자 등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정치권 인사라면 국회의원을 말하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그렇다”며 “특이한 이름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에도 얘기했다”며 “거기서 먼저 공개를 해 주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씨는 장씨가 남긴 문서가 유서가 아니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누군가가 먼저 제안했을 것”이라며 “세상에 공개하려고 쓴 것이 아니라 (소속사에) 법적인 대응을 하려고 쓴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장씨가 소속사를 나가고 싶어 했기 때문에 대표를 압박할 수단으로 작성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윤씨는 “그렇기 때문에 인물에 대한 사실만을 기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장자연 사건과 수사 과정 등을 담은 책 ‘13번째 증언’을 최근 출간했다. 그는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일들의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고 장자연씨의 영정. 7일은 고인의 10주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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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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