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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르노삼성, 임단협 결렬… ‘제2 한국GM사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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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제시 최종 협상 시한 넘겨 / 노조, 일시금 1700만원도 거부 / 신규 생산물량 확보 어려워져 / 9월 이후 구조조정 불가피 할 듯

세계일보

‘한국GM 사태 전철을 밟는 것일까.’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잠정 합의에 실패했다. 기본급 인상을 요구한 노측과 고정비 인상은 곤란하다며 일시 보상금을 제안한 사측의 회사 상황에 대한 인식 격차가 워낙 커서 향후 일정도 불투명하다.

10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8일 열린 20차 협상에서 자정까지 10시간 가까운 집중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앞서 노측은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등을 주장한 데 반해 사측은 ‘고정비 인상 불가’를 견지하며 대신 일시금으로 1400만→1500만→1700여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연이어 제시했다. 이에 노측이 인력 200명 추가, 생산라인 속도 하향 조절 및 전환 배치에 대한 인사 경영권의 ‘합의 전환’(현행 협의) 등 사측이 수용하기 힘든 제안까지 꺼내 들며 끝내 파행했다.

노측은 르노그룹 본사가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챙겨가면서 수년간 기본급을 동결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부산공장 고정비가 너무 높다고 반박한다. 사측에 따르면 부산공장 평균 임금은 2017년 기준 7800만원으로, 5년 전보다 20% 상승했다. 시간당 임금은 이웃 일본의 닛산 규슈공장을 앞지르는 등 46개 글로벌 생산시설 중 3위에 이른다. 앞서 르노그룹은 8일을 협상 마무리 시한으로 통보했다. 신차 생산 준비에 통상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룹은 지난달부터 내년도 글로벌 생산물량 배분을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며, 글로벌 46개 생산기지는 신규 물량 요청 등을 본사에 제출하고 있다. 이로써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되는 9월 이후 부산공장의 신규 물량 확보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부산공장 생산에서 로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48%에 이른다. 일단 르노삼성은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수출을 강화하고 SM6와 QM6 생산을 늘려 로그의 빈자리를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작년 내수 판매실적이 9만369대(10.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신규 물량을 받지 못한 상태에선 공장 가동률 ‘반 토막’을 피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에 따라 9월 이후 부산공장은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은 물론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협력사는 물론 지역사회에 대한 연쇄 피해도 우려된다. 르노삼성은 “향후 부산공장의 지속가능성은 큰 위협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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