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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우버 운전사는 자영업자?"…美법정공방 2천만불에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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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경제' 노동자 둘러싼 '피고용자냐 자영업자냐' 논쟁

6년 분쟁 용두사미 폐막…IT플랫폼 발달에 논란 지속될 듯

연합뉴스

임금 근로자냐 자영업자냐…음식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한 운전사[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승객 운송업인 우버의 운전사가 고용된 임금 근로자인지 자영업자인지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당사자 합의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른바 '긱 경제'의 활성화와 함께 새롭게 부각되는 직업들에서 갈등이 온전히 남아있어 노동권 보호를 위한 논쟁 자체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우버는 미국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주 운전자 1만3천600명과의 피고용자 지위확인 청구 소송에서 2천만 달러(약 226억원)를 운전사들에게 지급하고 종결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제출한 합의서에서 운전사들을 피고용자가 아닌 독립 계약자로 간주하되 금전 혜택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버 운전사들은 자신들이 고용된 노동자로서 임금을 보전받거나 일부 비용을 회사에서 지원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우버 사측은 이들 운전사가 자사와 독립적으로 업무 계약을 맺어 돈을 버는 자영업자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우버로서는 운전사들을 피고용자로 인정하면 최저임금, 건강보험, 병가, 초과근무 수당 등 인건비가 늘어난다.

운전사들로서는 우버를 위해 직원처럼 노동하면서도 통상적 근로자로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게 불만이었다.

절충점을 찾은 이번 합의는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이 받아들이면 소송 당사자들에 대해서만 효력이 발생한다.

샬럿 가든 시애틀대 법학 교수는 "용두사미로 막을 내렸으나 합리적 결론"이라며 "운전사의 지위 논란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우버와 이 업체를 위해 일하는 운전사들의 법적 분쟁은 6년 전인 2013년에 시작됐다.

애초 소송에는 운전사 38만5천명 정도가 대표 당사자로 참여해 판결효력이 집단 전체에 적용되는 집단소송의 지위까지 확보했다.

사업모델에 중대한 위협을 받게 된 우버는 2016년 1억 달러(약 1천130억원)를 운전사들에게 주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법원은 당시 그 합의를 기각했다.

법원은 나중에 집단소송 지위를 철회하고 우버가 운전자들과 개별적으로 분쟁을 조정하는 방안이 유효하고 집행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운전사 대다수가 개별조정에 나선 가운데 판결에 불복하는 운전사 등이 남아 이날까지 법정 공방을 계속해왔다.

미국에서는 산업 현장의 필요에 따라 임시 계약으로 인력을 끌어다 쓰는 긱 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새로운 노동 형태가 나타나면서 우버 운전사들의 소송은 상징적 사건으로 주목을 받았다.

승객 운송 서비스, 택배, 음식배달 등 정보통신(IT) 플랫폼에 의존하는 노동 인력들은 여전히 보수와 혜택을 개선하고 임금 근로자처럼 대우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버에 소송을 제기한 운전사들을 대표하는 섀넌 리스-리오던은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가 운전사 지위 문제의 종결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인건비를 아끼고 사업체를 운영하는 리스크와 비용을 자기네 저임 노동자에게 전가할 목적으로 자기네 노동자들을 독립 계약자로 잘못 분류하고 있는 긱 경제 업체들을 상대로 많은 소송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우버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버가 2013년 이후 많이 바뀌었다"며 운전사들의 노동조건을 향상할 새 프로그램 도입, 기술 개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번 합의에 이르게 돼 기쁘고 우리는 계속해서 (운전사들이 하는) 독립적인 업무의 질, 안전, 품위를 개선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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