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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미래의 암 치료, 디테일에 충실한 의사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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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주웅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중앙일보

주웅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미래 의학은 이른바 ‘4P’로 요약된다. 질병 발생을 예측해(Predictive) 예방하는데(Preventive), 이 과정에 환자가 참여하고(Participatory) 진단과 치료는 개인 맞춤형(Personalized)으로 제공된다는 것이다.

암의 진단과 치료에도 ‘4P’는 적용된다. 특히 예측과 맞춤 치료가 각광받고 있다. 유전체 분석을 통해 암 발생 확률이 계산되고 재발 위험 예측과 최적의 항암제 선별까지도 맞춤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존의 암 치료의 패러다임은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

1894년 존스홉킨스병원의 홀스테드 박사가 근치적유방절제술과 그 치료 성적을 발표했을 때 암 수술의 원칙은 암을 포함한 주변 조직을 완전하고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현대 의학에서는 정밀 진단과 수술 중 방사선 치료를 이용해 유방을 보존하는 방식의 수술이 대세가 됐다. 수술의 정답이 최대한의 절제에서 최대한의 보존으로 바뀐 것이다.

맞춤형 진단 치료들은 유방암 수술의 진화보다 수백 배 정교하고 세분화돼 있다. 수술로 떼어낸 암 조직에 유전자 변이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표적항암제를 선택한다. 더 나아가 유전자 변이를 혈액에 있는 극소량의 종양 DNA 조각으로 찾아내는 방법도 개발됐다.

항암 치료를 앞둔 환자와 담당 의사에게 가장 큰 고민은 개개인에게 효과는 크고 부작용은 적은 약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오가노이드’, 바로 인조 장기다. 오가노이드란 환자의 암세포를 실험실의 동물이나 혹은 배양세포에 주입시켜 만든, 환자의 유전체 정보와 완전히 동일한 3차원 인체 장기 모델을 말한다.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하기 전에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항암제 반응과 부작용을 미리 알아보는 방식으로 개인 맞춤형 항암 치료가 가능해졌다.

표적항암제는 이미 대중화됐다. 단클론항체 약제들은 암세포에만 발현되는 표적에만 부착돼 작용하므로 정확도가 높고 부작용이 적다. 표적항암제 등장 이후로 특정 암의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표적을 발굴하는 일이 암 연구의 큰 축 중 하나가 됐다. 암 진단과 동시에 동일 환자의 암세포를 분석해 표적치료의 대상이 되는지를 거의 동시에 알아내고 표적에 특이적인 표적항암제를 처방하는 방식이 잘 알려진 동반진단법이다.

최신 항암제인 면역 치료제들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세포를 죽인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교란시키는 면역체계 중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작용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의 치료 방식과는 개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암 치료의 패러다임은 변하고 있다. 그동안의 암 연구를 통해 암세포 괴멸을 목표로 광범위 절제와 무차별 항암 치료를 하던 방식은 정밀 표적 타격의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이 시점의 명의는 개별 암 환자의 유전체 분석, 표적 발굴, 최적 항암제 선별까지 모든 디테일을 챙기는 의사가 될 것이다.

주웅 이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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