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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구멍 뚫린 ‘일대일로 봉쇄’·反화웨이…고민 깊어진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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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동맹국 잇단 이탈 조짐… 對中 압박 동력도 약화 / 伊, 中과 일대일로 MOU 초안 공개 / 시 주석 유럽 방문때 체결할 듯 / AIIB 통해 도로·항만·철도 등 협력 / 리커창도 CEEC회의 참석 지원 / 反화웨이 연대 와해도 걱정거리 / 장비 배제 요구에도 英등 등돌려 / 미국산 화웨이 수출 금지 등 모색

세계일보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대외 압박 동력이 급격히 힘을 잃고 있다. 이탈리아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로 미국의 대중 봉쇄전략에 큰 구멍이 뚫렸다. 또 핵심 동맹국이 잇달아 이탈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의 기술굴기를 막기 위한 ‘반화웨이(華爲) 동맹’도 와해하는 분위기다. 반면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잇달아 유럽을 찾아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18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이탈리아, 모나코,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다. 특히 이번 순방에서 이탈리아 정부와 일대일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선진국의 일대일로 교두보 확보의 의미가 있다.

일대일로는 시 주석의 야심 찬 국가역점 사업이다. 그러나 참여국이 아프리카와 동남아 저개발 국가가 대부분이어서 ‘육·해상 실크로드’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했다. 이마저도 ‘채무 폭탄’ 논란으로 곳곳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탈리아의 참여는 이 같은 우려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기폭제다. 이탈리아 정부는 앞서 중국과 체결할 MOU 초안을 공개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자금 지원으로 공동 사업과 도로·철도, 민간항공, 항만, 에너지, 통신 등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리 총리도 다음 달 초 크로아티아 남부 두브로브니크에서 개최되는 중·동유럽(CEEC) 16개 국가의 정기 협의체인 ‘16+1’ 정상회의에 참석해 시 주석의 유럽 공략을 측면 지원한다. 미국은 그동안 일대일로의 전략적 대응 카드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축하고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는 봉쇄론을 펼쳐왔다. 일대일로를 통해 상대 국가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중국의 의도를 차단하려는 전략적 포석이었지만, G7(주요 7개국) 멤버인 이탈리아 참여는 미국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반화웨이 연대 와해도 미국에는 큰 고민거리다. 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 기술인 5G(세대) 통신장비의 글로벌 패권을 놓고 벌이는 중국과의 결전에서 미국이 점차 수세에 몰리고 있어서다. 미국은 그동안 “화웨이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국제사회에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배제를 촉구해왔지만, 미국의 최대 군사·안보 동맹인 영국이 이탈 조짐을 보이면서 중간에 주저하던 국가들이 잇달아 미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압박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자국 기업의 수출금지 등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기업에 5G 통신장비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화웨이 측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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