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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쏙쏙! 세계경제] “24시간 SNS 지겨워”…탈 스마트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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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팜 모바일 컴패니언(Palm Mobile Companion)’ 제품 사진. 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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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탈 스마트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루 24시간 인터넷에 연결된 일상에 염증을 느낀 일부 사용자들이 인터넷 연결 기능이 없거나, 간소한 기능만 탑재한 ‘미니멀리즘 폰’을 선택하거나 기존 스마트폰은 최소한의 시간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이 같은 ‘탈 스마트폰’ 현상을 보도하며 과다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에 지친 이용자들이 정보기술(IT) 기기와의 단절을 자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NS 속 인간관계에만 몰입한 나머지, 실제 인간관계에서 소홀해지는 것에 대한 반작용인 셈이다. 또 최근 페이스북과 아마존과 같은 거대 IT 기업들에서 벌어진 사생활 정보 유출 사건도 이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서인지 탈 스마트폰의 주체는 SNS의 주된 이용자인 젊은 세대들이다. 스위스의 미니멀리즘 폰 생산업체 ‘펑크트(Punkt)’ 관계자는 WSJ에 ”2015년 출시된 첫 모델의 주요 구매층은 40-45세였으나, 최근 모델은 주로 22-35세 소비자들이 구매한다”라면서 “어린 시절부터 SNS를 활발히 사용하던 젊은 세대들이 이제는 SNS로부터 거리를 두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여론을 의식한 듯,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들은 얼마 전 사용자가 스스로 앱 이용시간을 제한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등 방책을 내놨다.

WSJ는 일부 이용자들이 스마트 폰 화면의 산만함에 지쳐있다고 지적했다. 얼마 전 팜(Palm) 사의 세컨드 스마트폰 ‘팜 모바일 컴패니언’을 구입한 댄 돌라는 “팜은 스마트폰이 주던 잠재적 산만함을 줄여준다”며 “(스마트폰의) 도파민 러시에서 해방되고 싶다”라고 WSJ에 구매 이유를 밝혔다. 팜은 기존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통해 사용자가 즐겨 쓰던 앱과 기능을 제공한다. 돌라는 “평소엔 가벼운 팜을 사용하고 기존에 쓰던 무거운 기존 스마트폰은 집에 두고 다닌다”고 말했다.

미니멀리즘 폰이 시중 스마트폰 보다 저렴하다는 점도 이용자들이 탈 스마트폰을 감행하는 이유다. 팜 모바일 컴패니언의 출고가는 350달러로 한화 40만원 정도다. 통화와 문자메시지 전송 등 기본 기능만 갖춘 접이식 피처폰의 가격은 5만원 내외다. 얼마 전 출시된 애플 아이폰 XS의 출고가가 136만원인 걸 감안하면 큰 차이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7년 말부터 전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비싼 가격도 문제지만, 스마트 워치나 인공지능(AI) 스피커 등 스마트폰과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기기들의 등장도 한 몫 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물론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과 화웨이는 얼마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1,000달러가 넘는 폴더블(접이식)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WSJ은 스마트폰 구매량 감소 추세에 제조업체들이 기기의 단순함과 기능성 사이에서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홍윤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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