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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稅收 꺾이는데… 내년 500조원 '초수퍼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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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내년 나라 살림살이는 500조원이 넘는 '초(超)수퍼 예산'으로 짜일 전망이다. 경기 부진으로 세수(稅收) 증가세는 꺾이는데, 나랏돈 씀씀이는 크게 불어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0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 운용 계획안 작성 지침'을 통해 "내년에는 경기 대응과 소득 재분배, 혁신 성장에 중점을 두면서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중기 재정 계획에서 2020년 예산을 504조6000억원으로 계획했던 정부가 한 해 예산 편성의 출발점인 예산안 편성 지침 단계부터 '적극적 재정 운영'을 천명하면서 내년 예산 500조원 초과가 가시화됐다. 정부가 올해 1분기(1~3월)가 채 끝나기도 전부터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운을 띄우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예산까지 수퍼 팽창시키는 것은 무리한 '재정(財政) 살포'란 지적이다.

정부의 연도별 재정 지출을 따져보면, 2010년 이후엔 해마다 전년 대비 2~5% 증가하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8년 7.1%, 올해 9.5% 등 증가 폭이 크게 늘어났다. 내년 예산이 사상 처음 500조원을 돌파할 경우, 올해(470조원)보다 30조원 넘게 늘어난다. 문제는 정부 지출은 느는데 세금 수입 전망은 좋지 않다는 점이다. 기재부는 예산안 편성 지침에서 "최근의 세수 호조 추세는 둔화될 전망"이라며 세수 여건이 나빠질 것임을 예고했다.

정부는 미세 먼지 문제 해결,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 등을 앞세워 추경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추경은 대규모 경제 위기나 급격한 경기 하강이 발생할 때 꺼내 들어야 하는 최후의 카드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경제가 여전히 견실하고 탄탄하다"고 자평하는 정부가 추경 편성에 나서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비교적 작은 규모(3조8000억원)로 편성된 추경도 아직 돈을 못 쓴 사업이 많은 상황에서 다시 대규모 추경을 추진하는 것도 문제다. 추경호 의원실(자유한국당)이 지난해 추경 사업별 집행 실적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집행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히 작년 추경에도 어린이집·노인 시설 공기청정기 설치 등 미세 먼지 대응 관련 예산(562억원)이 편성됐으나 실집행률은 44%에 그치고 있다.

김성모 기자(sungmo@chosun.com);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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