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사퇴로 기업공개(IPO)를 검토하던 금호고속의 행보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이 선행된 이후에 상장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금호고속은 최근 국내 증권사 4곳에 상장 가능성을 의뢰했다. 금호고속은 금호홀딩스, 금호터미널, 옛 금호고속 등이 합병하며 설립된 지주회사로 지배구조 최정점에 위치해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연결돼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의 상장을 재무구조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오너 일가 지분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현재 박삼구 회장과 장남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각각 지분 31.1%, 21%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호고속 상장을 '최후의 카드'로 꺼낸 것이다.
시장에서는 당초부터 금호고속의 상장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IPO로 마련한 자금을 신규 투자, 신사업 진출에 쓰는 대다수 경우와 달리 차입금 상환이 목적이기 때문이었다. 상장 주간사 의뢰를 받은 증권사 중 일부는 회의적인 의견을 건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상장에 나서는 기업은 매우 드물다"며 "그룹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수요예측 때 기관투자가를 끌어모으기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고속은 현재 상장과 관련된 절차를 중단했다. 박 회장이 주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한 만큼, 그룹 차원의 재무 개선이 선행된 이후에야 상장 논의가 재개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금호고속 계열사 중 금호산업을 제외하면 수익성이 높은 곳이 없다"며 "상장의 물꼬를 트려면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 이슈가 해소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의 주가는 전일보다 각각 2.92%, 2.11% 오른 3520원과 4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IDT의 종가는 전날 대비 2.06%, 5.24%씩 하락한 9510원과 1만2650원에 마감됐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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