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올해 만기채무 1조…해결 기대감 커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용퇴 ◆

박삼구 회장이 퇴진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28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긴급 면담을 요청해와 이동걸 산은 회장과 경영정상화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금호 측에서 제출할 이행계획을 바탕으로 다각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조속한 시일 내 양해각서(MOU)를 다시 체결하는 것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다만 산은의 협조는 대주주와 회사의 시장 신뢰 회복 노력이 선행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용퇴 결심에는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의 모기업인 금호산업 간 재무구조 개선 MOU 연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산은 등 채권은행은 지난해 4월 6일 '1년 기한'으로 금호산업과 재무구조 개선 MOU를 체결했다. 재무구조 개선 약정이 이행되지 않으면 채권단 만기 도래 여신 회수, 경영진 교체 권고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박 회장의 퇴진은 이 같은 MOU 만기 연장 협상 시한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많은 상황에서는 새로운 MOU 체결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금호아시아나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1조원이 넘는 각종 채무를 무난하게 처리할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당장 올해 1분기 2820억원에 이어 2분기에 2950억원의 차입금 상환 의무가 발생한다.

금호아시아나는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워지자 자본시장에서 영구채 발행과 미래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15일 1500억원 규모 영구채 발행을 결정해 850억원을 모집했지만 이달 말까지 추가 모집하기로 했던 650억원은 감사보고서 사태로 취소되고 말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단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는 만기를 연장하는 게 관건"이라며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막기 위해서는 ABS나 영구채 등 발행에 문제가 없다는 확실한 신호를 시장에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3조4400억원,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은 1조3200억원이다. 차입금 구성은 금융리스부채 41%, 자산유동화사채 36%, 차입금 14%, 무보증 사채 및 전환사채 9% 등이다. 물론 상황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금호아시아나가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어서 시장의 신뢰만 회복한다면 채무 만기를 연장하는 게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의 오너리스크가 신뢰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는데 박 회장이 물러남으로써 첫 단추는 해결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본시장 차입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 문제지만 조만간 금호 측에서 차입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안다"며 "시장과 투자자들의 신뢰만 되찾으면 4월 만기 채권 연장도 가능해져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회장 일가의 추가 사재 출연 등에 대해선 "적자가 발생하는 회사라면 오너일가가 사재를 출연해 손실을 보충해야 하지만 금호아시아나는 수익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사재 출연의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은 기자 / 이승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