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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수

"박삼구 퇴진, 충분치 않아"…채권단, 아시아나에 자산매각 등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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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있는 자구안 내고 환골탈태해야"

채권단이 재무 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우량자산 매각 등이 담긴 자구계획안을 요구키로 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스스로 물러났지만 그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판단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31일 “박 전 회장은 2009년에도 한차례 물러난 적이 있다”며 “이번에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고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나 항공은 그룹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중요한 회사”라며 “대주주와 회사가 모두 진정성 있는 자구안을 내놓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만기가 임박한 경영개선약정(MOU)을 연장하기 위해선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그룹 차원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했다.

산은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산은은 실사 결과와 회사 측이 마련하는 자구계획을 종합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중앙일보

아시아나항공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29일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주주들이 총회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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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관계자는 “여객운송은 여전히 증가 추세여서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에는 문제가 없다”며 “과거 금호그룹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할 때 과도하게 자금을 차입했던 부담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대주주가 책임지고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는 뜻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총 3조4400억원, 올해 안에 갚아야 하는 빚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금융위와 채권단은 항공운송과 관련 없는 우량자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갚기 위한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기업인 금호산업도 지원에 나설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 당국이 이미 퇴진한 대주주 측에 추가 지원을 압박하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이 박 전 회장을 비롯한 그룹의 ‘돈줄’ 역할을 하다가 위기에 빠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4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조3700억원에 순이익 670억원을 냈다. 금호산업의 최대주주(지분율 48.82%)는 금호고속이고, 금호고속의 최대주주(지분율 69.97%)는 박 전 회장이다.

다만 채권단은 당장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BBB-)이 투기등급(BB+)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신용평가사가 산은과 채권단의 결정이 내려진 뒤에야 등급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한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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