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7 (화)

"러·북 200명 전사" 눈밭 시신 공개…북한군 피해 강조하는 우크라 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간 교전이 확대되면서 양측 사상자가 늘고 있다는 현지 소식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급기야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섞여 있는 연합부대원 200명이 사망했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도 나온 상황이다.

중앙일보

우크라이나의 드론 부대인 제414 독립여단은 15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교전 중 사망한 러시아 군과 북한군의 시신으로 추정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선 20여구의 시신이 눈에 파묻힌 채 일렬로 눕혀 있었다. 사진 텔레그램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DIU)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가 쿠르스크 전투에 북한군을 포함한 연합부대를 투입하기 시작했다"며 "이들은 주로 드론(무인기) 공격의 효과적인 표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기준) 러시아·북한군 연합부대의 사망자는 200명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DIU는 "북한군이 최소 30여 명 사망 또는 부상했다"고 전했다.

DIU는 구체적인 북한군 비중은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약 1만10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영토에 있다"고 강조했다. 쿠르스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기습적으로 일부 지역을 점령 당한 뒤 탈환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다.

DIU는 또 "전장에서 언어 장벽으로 북한군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문제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체첸공화국의) 아흐마트 대대의 차량을 오인 사격해 8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처럼 최근 들어 북한군의 피해를 부쩍 강조하고 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상당수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러시아의 군사 작전에 합류했는데, 이미 (북한군의) 손실이 눈에 띌 정도”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5일(현지시간) 동영상 연설을 통해 북한군과 첫 전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텔레그램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군 시신으로 추정되는 영상까지 15일 공개했다. 이날 드론부대인 제414 독립여단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교전 중 사망한 러시아군과 북한군이라며 하얀 눈밭에 일렬로 누워 있는 20여구의 시신 영상을 유포했다. 이 영상엔 러시아군 트럭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시신들을 싣고 가다가 우크라이나군 드론의 추적을 피하려다 시신을 흘리고 도망치는 듯한 장면도 담겼다.

중앙일보

러시아군 트럭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시신들을 싣고 가다가 드론이 추적해 오는 것을 발견하고 한 구씩 길에 흘린 채 도망치는 듯한 장면도 15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에 같이 올라왔다. 사진 텔레그램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군 시신? 더 명확한 근거 필요"



우크라이나군은 이런 영상을 공개하면서 "(전투가) 끝날 때마다 북한군 4~5명이 차를 타고 와 시신을 수습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선 "영상 화질이 선명하지 않고, 시신 모두 눈에 파묻혀 있어 북한군인지 식별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양인인지 아닌지도 식별될 수준이 아니다"며 "북한군 시신으로 확인하려면 더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 입장에선 쿠르스크 전선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인데, 북한군 파병으로 고전하는 모습"이라며 "현재 상황을 알리는 것 이외에 딱히 대응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이런 영상을 유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접경지 쿠르스크에서 전사했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에 대해 크렘린궁은 논평을 거부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에 "국방부에 질문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또한 유럽연합(EU) 주요국들이 오는 18일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파견 가능성을 논의할 것이란 보도에 대해선 "평화유지군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러시아의 그래드 다연장 로켓포 모습. 사진 러시아 국방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 측도 맞불 여론전을 펴고 있다. 앞서 친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지난 6일 북한군이 2시간만에 우크라이나군 300명을 사살하고 우크라이나과 접경 마을인 크루스크주 플요호보 마을을 수복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양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공언해온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다음 달 취임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일각에선 "전선이 교착된 상태에서 서방의 관심을 유도하는 동시에 내부 선전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