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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올해도 공무원 3만3000명 더 뽑아… 27년만에 최대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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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자리 로드맵 따라 진행"

전문가 "민간 고용은 계속 위축… 누구한테 세금 거둬 충당할 건가"

지난해 국가부채가 크게 늘어난 데는 전·현직 공무원과 군인에게 향후 연금으로 줘야 할 돈(연금충당부채)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정부는 연금충당부채가 "지급 시기와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추정 금액으로 '확정 채무'가 아니며, 미래 연금수입(공무원·군인의 기여금 등)을 고려하지 않고 지출액만을 추정했기 때문에 당장 국가가 짊어져야 할 빚으로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체 규모(939조9000억원)가 벌써 1000조원에 가까워질 만큼 비대해진 데다 지난 4년간 46%나 늘어나는 등 증가 속도가 가파른 것이 향후 국가 재정에 막대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연금충당부채는 앞으로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공무원 정원을 17만4000명 늘리겠다는 '일자리 로드맵'을 갖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7년 1만2700명, 2018년 2만9700명, 2019~2022년 13만1600명이다. 이전 정권의 연평균 증가 인원(8000여명)과 비교하면 3~4배 수준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2019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는 공무원 3만3000명이 증원되는데, 이는 1992년(3만2097명) 이후 27년 만의 최대 규모다. 정부는 지난달 '2020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을 통해 "내년도 공무원 증원 규모는 '일자리 로드맵' 범위 안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며, 청년들 표(票)를 노린 무분별한 공무원 증원을 비판하는 여론에 맞섰다.

연금 외에도 공무원 1명이 신규 채용될 경우, 30~40년의 재직 기간에 들어갈 인건비와 각종 복지 혜택이 모두 세금으로 충당되는 것을 감안하면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가 전체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올해 중앙부처 공무원(국가직) 인건비만 37조1000억원에 달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공무원 17만4000명 증원에 따른 국민 세금 부담액을 327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민간 영역은 저성장과 자동화로 계속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없는 분야까지 공무원을 늘리면 누구한테 세금을 거둬서 나라 살림을 꾸리느냐"고 지적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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