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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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형제의 난'이 벌어진 지 10년, 두 형제의 경영방식에 대한 평가가 극명히 엇갈린다. 외형성장만을 추구해온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달리,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내실경영을 하면서 기업 신용도가 좋아지는 선순환 효과를 낳고 있다.
금호가 두 형제는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를 계기로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사이가 벌어졌다. 2009년 박 전 회장이 동생인 박찬구 회장을 임의해임하고 본인도 퇴진하는 '형제의 난'이 벌어졌고 2015년 그룹이 계열 분리됐다.
지난 3일 한국신용평가는 금호석유의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 단계 높였다. 이에 아시아나항공(BBB-)과는 4등급 차이로 벌어졌다.
금호석유와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그룹 계열분리 때만 해도 신용등급이 각각 'A-'와 'BBB'로 2단계 차이났다. 그러나 이후 두 형제의 다른 경영방식이 현재 신용등급이 4단계로 벌어지는데 영향을 미쳤다.
금호석유는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사업 다각화, 수익성 위주로 내실을 꾀했다. 한신평이 꼽은 금호석유 신용등급 상향 배경은 △합성고무 수익성 회복 △재무안정성 개선 크게 2가지다.
금호석유의 주력제품은 합성고무인데, 해당 시장은 2012년부터 공급과잉상태다. 지난해도 업황은 부진했지만 금호석유는 7년만의 최대 실적을 내며 홀로 빛났다. 영업이익이 5546억원으로 전년대비 111% 급증했다.
원종현 한신평 연구원은 "범용 합성고무(BR, SBR)시장은 여전히 공급과잉이지만, 설비전환을 통해 SBR 비중을 줄이고, 마진이 높은 라텍스 비중을 높여 수익을 개선했다"고 언급했다.
재무안정성도 개선됐다. 2016년 이후 영업창출현금은 많아졌지만, 비용은 줄었다. 이에 금호석유의 총차입금(연결)은 2016년말 2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5000억원으로 줄였다. 박찬구 회장의 내실경영이 드러난다. 그는 2009년에도 '승자의 저주'를 피하려 대우건설 재매각을 제안했다가 형인 박삼구 회장에게 해임당한 바 있다.
금호석유는 올해 업황개선도 기대된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은 116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9% 증가할 것"이라며 "합성고무 설비투자가 줄어든데다,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되면 수요가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외형성장을 꿈꾸던 박삼구 전 회장의 자금줄로 활용되면서 유동성 위기다.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 하락위험은 '한정 감사의견'이 계기지만, 막대한 투자금을 대느라 자금 돌려막기가 심화한 것이 근본 원인이다. 순손실이 감사보고서 정정과정에서 최초 잠정실적보다 약 20배(100억→1960억원) 커진 것도 회계신뢰를 떨어뜨린다.
원종현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별도) 단기성차입금 잔액이 1.2조원인데, 원리금 분할상환 부담이 있는 금융리스 차입금과 현금흐름이 담보로 제공되는 유동화차입금 비중이 36%, 45%로 높아 유동성 대응력을 제약한다"며 "지난해말 총차입금이 전년대비 9000억 감소하긴 했지만 유동화차입 의존도가 커 실질재무부담이 여전하다"고 언급했다.
ABS, 영구채 발행이 어려운 만큼 채권단은 박 회장에 사재 출연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다. 주가도 상반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호석유는 올 들어 주가가 14% 올랐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12%, 금호산업은 16% 하락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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