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에 유익한 세균 많아지면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 향상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 증가
장내 미생물과 뇌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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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뇌 연결축’ 이론은 미국 신경생리학자 마이클 거숀(컬럼비아대 의학부) 교수가 장을 ‘제2의 뇌’라고 명명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소화 장애가 생기거나 체했을 때 머리가 아픈 것도 장-뇌 연결축 이론으로 설명된다.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신경전달 물질 세로토닌의 95%가 장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뇌를 제외하고 세로토닌이 발견된 것은 장이 유일하다. 세로토닌이 장과 뇌가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매개 물질로 지목된 배경이다.
장과 뇌 건강 연관성 밝힌 연구 잇따라
뇌 질환 치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15년 미국 칼텍 연구진에 따르면 ‘장내 무균’ 쥐에서는 세로토닌 생성이 뚜렷이 줄어들었으나, 특정 미생물을 무균 쥐의 장에 주입하니 세로토닌 분비가 다시 늘어났다. 또 일반 쥐에서 장내 미생물을 모두 없앴더니 세로토닌 분비량이 줄었다.
장내 환경이 정신 건강과 연관된다는 연구도 꾸준히 나온다. 올 초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에 발표된 벨기에 루벤가톨릭대 레가의학연구소 연구팀의 1054명 대상 임상시험 결과, 우울증 환자에겐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을 일으키는 세균과 신경 활동을 억제하는 뇌 속 물질인 ‘가바(GABA)’를 만드는 세균이 많았다. 반면 염증을 치료하거나 도파민을 생산하는 두 종의 세균이 우울증 환자에게는 없었다.
장내 균총 변화가 인지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치매(알츠하이머병)로 진단된 60~95세 노인 60명을 대상으로 유산균을 함유한 우유를 1일 200mL, 총 12주간 섭취하도록 한 결과 유산균 섭취군은 인지 기능이 27.9% 향상된 반면 섭취하지 않은 군은 5.03% 감소했다.
장내 세균의 유익성을 활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식생활이다. 육류와 채소류를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익균 비율을 높이기 위해 채식과 유산균이 다량 함유된 김치·된장 등 발효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며 “특히 항생제 장기 복용자의 경우 최소한 1주 이상 발효식품을 섭취해 장내 세균을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섭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적절한 양을 섭취했을 때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엄격히 선별된 살아 있는 균’으로 정의한다. 식약처는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성을 ‘유익한 유산균 증식, 유해균 억제’ ‘배변 활동 원활’로 인정한다. 장내 균총의 정상화를 돕는다는 것이다.
장까지 살아 가는 ‘프롤린 첨가 유산균’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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