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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뉴욕타임스 트래블] 차고 맑은 북유럽 항구도시에서 베로니카 마조를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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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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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인들이 항상 고센버그를 좋아한 것은 아니다. 다시 관심 받고 있는 이 도시는 스웨덴 서부 해안, 코펜하겐과 오슬로 중앙에 자리한다. 예전에는 그저 지저분한 항구가 있는 쇠퇴하는 도시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고센버그의 잠재력을 발견했다. 전반적으로 침체됐던 도시의 분위기는 음악, 예술, 디자인, 요리 등 즉흥적인 창조 프로젝트의 산실로 거듭났고, 한 구역에서 다른 구역으로 퍼지는 르네상스를 만들어냈다. 당신은 이곳에서 푸른색과 흰색의 트램이 여전히 넓은 대로를 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뮤직신과 영감을 주는 예술, 세계적 클래스의 양조장, 트렌디한 가게 그리고 친절한 주민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아마 당신은 이 도시가 가장 좋은 해안이라고 확신할 것이다.

도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고 싶다면 서부의 마요르나로 가보자. 마요르나는 노동자 계층의 뿌리와 널찍한 가로수길이 있는 곳으로 생기를 되찾고 있다. 현재 점점 더 많은 골동품 가게, 레코드 가게, 매력적인 카페들이 생겨나고 있다. 자그마하고 친환경적인 빵집인 쿰파네(Cum Pane)에서 카데무마크넛(트위스티드 카르다몸 번, 23스웨덴코로나, 약 2.75달러)을 먹은 후 북쪽으로 걸어보길 바란다. 첫 번째 층은 돌이나 벽돌이고 두 번째 층에서 나무로 지어진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나무로 둘러싸인 고센버그 특유의 건축물이다. 그리고 벵안 스키부티크(Bengans Skivbutik)라고 표시된 출입구가 있는 복고풍의 대형 천막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콘서트나 모임이 자주 열리는 오래된 레코드 가게이다. 거기서 스웨덴 섹션을 검색해 팝의 여왕 베로니카 마조(Veronica Maggio)의 최신 앨범이나 퍼스트 에이드 키트(First Aid Kit)의 루인 LP를 들어보시길.

주말 시작은 도심 남쪽의 광활한 공원인 슬로츠스코겐(Slottsskogen)로 잡길 권한다. 울퉁불퉁하고, 반 평방마일이나 되는 초원, 숲과 산책로에는 장엄한 엘크, 뿔이 난 염소, 올랜드 거위 같은 북유럽 종족들이 주로 서식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코르크 마개처럼 물을 가득 채우고 있는 바다표범이나 멸종 위기에 처한 훔볼트 펭귄의 사랑스러운 걸음을 놓치지 말라. 따뜻할 때 토종 양, 염소, 토끼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무료 동물원도 있고, 작은 고트랜즈러스(20크로나) 떼의 조랑말도 탈 수 있다. 숲을 거닐면서 무료 수목학 레슨도 받을 수 있다. 린덴, 양봉, 단풍, 참나무의 특징과 관련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익한 표지판이 있기 때문이다.

점심 코스는 음악 카페에 들러볼 만하다. 호가 노드는 피트 바스만이나 피스톨 디스코 등 비주류 음악을 하는 뮤지션을 위해 한정판 비닐을 생산하는 지역 레코드 레이블이다. 2016년 레코드 가게와 가까운 곳에 카페 호가 노르드(Kafe Hoga Nord)를 열어 확장했는데 이곳에서는 수프와 스뫼레브레드(빵을 덮지 않고 여러 재료를 얹은 샌드위치)를 판다. 최근 선보인 구운 헤이즐넛이 들어간 크림색 콜리플라워와 곁들여 베지테리언 스뫼레브레드나 로메스코 소스를 듬뿍 뿌리고 양배추, 팥, 아몬드, 스페인산 염소 치즈를 토핑한 토스트(110크로나)를 함께 먹어보길 바란다. 그런 다음 옆집으로 가서 당신의 음악 컬렉션을 넓혀보라.

나른한 오후는 벽화 투어가 제격. 마을 주변의 벽과 문간, 차고에 뿌려진 듯한 대형 길거리 예술 벽화는 무작위 그라피티가 아니라 아트메이드디스(ArtMadeThis)라는 도시 미화 프로젝트다. 이 그림들은 모두 여성 예술가들이 참여해 2015년 고센버그에서 시작됐고 이후 세 개의 다른 도시들로 확산된다. 찾아봐야 할 두 작품으로는 쿵스가탄 65에 있는 미미 안데르손과 메리트 라센(Mimmi Andersson and Merete Lassen)의 '활활 타오르는 벌 라이더', 발가탄 22에 있는 에바 체임버트(Ebba Chambert)의 '신비로운 여신들'이 있다.

가볍게 앙증맞은 상점 투어를 해도 좋다. 스웨덴 서부 해안의 트렌드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다. 오픈한 지 1년 된 밀레니얼 핑크 부티크 헤이데이 (Heyday)에는 화려한 카푸치노 컵, 파스텔 태슬 귀걸이, 귀여운 에나멜 배지와 레드벨벳 라테를 제공하는 커피 바가 있다. 좀 더 걸어 내려가면 인테리어 리테일 회사인 럼21(Rum21). 조그마한 헤이 베개, 얼룩무늬 세라믹 꽃병, 황동오일램프 등을 득템할 수 있다. 발가탄12(Vallgatan12)라는 동굴같이 생긴 2층 콤플렉스 건물도 매력적이다. 이 곳에서는 로데비제르, 필리파 K, 마즈 노르가르 스칸디나비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남성, 여성의류를 판매한다. 바로 옆집에서는 쿠보라움 선글라스, 스웨이드 이티스 운동화, 톰 우드의 은반지를 살 수 있다. 그리고 나서 유명한 인테리어 가게인 더키친(The Kitchen)이라고 불리는 아틸러리엣(Artilleriet)에서 영감을 찾아라. 2015년에 오픈한 이 아름다운 스타일의 주방용품 전문점은 구리로 만든 국자, 호두나무 도마, 사기 그릇, 프랑스 치즈 칼, 크레페 팬으로 가득 차 있다.

일요일은 브런치를 느긋하게 먹은 뒤에 공원 산책을 권한다. 이곳에 가려면 산업 항구 지역인 프리함넨(Frihamnen) 방향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타라. 1단계 사업은 2021년 고센버그 400주년을 맞아 완공될 예정이지만 이미 옛 조선소가 변화를 구체화하고 있다. 2015년에는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2층 금속·골판 구조의 공공 바스투(사우나)가 문을 열었다. 지금은 소금 냉탕, 야외 아이스링크, 공공 도서관, 예술작품·놀이장, 피크닉 시설과 함께 소형보트 다루는 법을 알려주는 무료 항해 레슨이 있다.

▷▷ 도시에 어울리는 숙소는 = 2014년 중앙 기차역 주변의 18세기 건물에 오픈한 피갈레 호텔은 26개 룸의 부티크 호텔이다. 파리에서 영감을 받은 인테리어, 우아한 벨에포크 스타일의 바, 루프톱 테라스와 안락한 의자가 있는 최고층 레스토랑이 있다. 약 1000스웨덴코로나부터. 도시 중심에 자리해 위치가 이상적인 바닐라 호텔은 실속형이다. 싱글룸부터 아파트 스타일의 패밀리 룸에 이르는 32개의 안락한 방이 있고 화려한 예술 작품이 깔끔하게 장식돼 있다. 1층 카페의 조식을 포함한 가격은 960스웨덴코로나부터.

※ 뉴욕타임스 트래블 2018년 3월 10일자 기사
잭 위트먼 ⓒ 2019 THE NEW YORK TIMES


[정리 = 김아현 여행+ 인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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