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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소상공인·자영업 통계, 어찌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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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상공인·자영업 통계 “입장 따라 다르게 사용”

    통계 연속성 확보 필요한데 “1년 지나 가면 폐업”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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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소상공인·자영업 몰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현상과 원인을 진단할 마땅한 통계자료부터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당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8일 소상공인 업계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현재 정치권의 ‘자영업자 폐업 100만’ 주장은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먼저 나온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나오는 폐업자 수를 신생업체로 나눠 자영업 폐업률이라고 한다.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를 더해 자영업자라고 계산했다. 또 도매·소매·음식·숙박업 4개 업종을 대상으로 한 것을 자영업 전체라고 했다.

    그러나 국세통계연보에 자영업 폐업률은 따로 나오지 않는다. 부가가치세 신고를 기준으로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일반+간이+면세사업자)로 나뉠 뿐이다.

    자영업 폐업률을 계산하려면 전체에서 법인사업자를 제외한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 또 총계는 신규를 포함한 연말 기준 가동사업자다. 신규와 폐업은 연중사업자다. 전체 사업자는 총계에서 폐업자 수를 더해서 계산해야 한다.

    이렇게 계산하면 2017년 자영업 폐업자 수는 83만7714명, 폐업률은 11.7%다. 2016년 자영업 폐업자수는 83만9602명, 폐업률 12.2%보다 감소했다. 자영업 폐업자가 가장 많았던 때는 2011년 84만5235명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소상공인·자영업 불황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전년에 비해 최저임금이 16.4% 올랐던 2017년,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받는 ‘직원 있는 자영업자’는 오히려 4만3000명 늘었다. 전체 자영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상공인·자영업 관련 통계가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인용되는 상황.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월 ‘소상공인 통계 개선 착수’ 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 성과는 없다.

    중기부는 전국 소상공인 9546개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2015년, 2016년, 2017년에도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했지만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중기부 산하기관인 소상공인진흥공단도 통계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진공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소상공인상권분석시스템을 통해 8개 업종의 창·폐업률 자료 등을 제공했다가 현재는 중단했다.

    소진공 측은 “과거 공개했던 자료를 통계청 공식 인증을 받지 않은 추정치였다. 현재 종업원 5인 미만인 소상공인과 이보다 큰 규모의 자영업자 모두를 포함하는 자영업자 공식 통계를 만들기 위해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라 했다.

    일각에서는 소상공인·자영업에 대한 통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연속성이 필요한데 이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상공인·자영업자 표본을 구성해 1년 마다 조사를 하려 해도 전에 찾아갔던 가게가 문을 닫고 폐업해 버리거나 하는 상황이 속출하기 때문.

    소진공 측은 이에 대해 “국세청, 중기부와 협업해 카드전표 빅데이터, 정책 자금 쓰임새 관리, 스마트폰 빅데이터 등을 살펴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매장, 점포단위 추적조사가 어려운 현실을 반영해 상권단위, 시장단위로 통계조사를 이어가는 것을 더하고 추가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도 같이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연구원 김희선 연구위원은 “소상공인의 개념 범위가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상시근로자 수로 획일화돼 있고 영세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의가 없어 정확한 실태 파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개념 정의와 업종·분야별 특성을 고려한 서비스 R&D 개념 구체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통계 세분화, 생활밀착형 서비스 자영업종 지정 및 업종별 맞춤형 서비스 R&D 지원계획 수립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jin1@heraldcorp.com

    ▶자영업 폐업자 수 및 폐업률

    2016년 83만9602명 폐업률 12.2%

    2017년 83만7714명 폐업률 11.7%

    *자료=2019년 4월, 국세청 국세통계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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