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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한진 지배구조 상속세가 핵심…"자본거래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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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김도윤 기자] [지분율 유지할 뚜렷한 상속방법 찾기 어려워…컨트롤타워 부재 비상장기업 상장도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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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타계하면서 한진칼 지분 상속방법이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변수로 등장하고 있지만, 자본거래를 통한 상속세 납부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비상장사 상장도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진칼의 개인 최대주주는 지분 17.84%(보통주 1055만3258주)를 가진 조 회장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조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에 대한 상속세는 1625억원에 이른다"며 "상속세를 최대 5년간 분납할 경우 연간 325억원에 해당하는데 이와 같은 규모의 상속세를 한진칼의 배당만으로 충당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과 세 자녀의 한진칼 지분율은 24.8%다.

그는 "상속인들은 한진칼로부터의 배당보다는 상속인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산에 의존해 한진칼 지분 상속세를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분의 상속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KCGI 측의 영향력이 더욱 빠르게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동주의 펀드 KCGI는 한진칼 주식을 13.6%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 유가족들이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M&A(인수·합병)나 비상장법인을 활용한 자본거래가 유일한 방법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선 다른 대기업 그룹사처럼 3세가 개인적으로 보유한 회사에 대해 일감을 몰아주는 식으로 가치를 키운 뒤 지분을 교환하거나 합병하는 방식은 현재 계열사 지분 구조상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룹에서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 부동산 등 여러 자산을 활용하는 방법도 거론되지만 사업적 측면과 한진그룹에 대한 주목도, 사회적 평판 등을 고려할 때 변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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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업계 한 관계자는 "상속세를 내야 할 지분을 우호 세력에게 넘기는 방안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선 조 회장 측에서 상대방에 적잖은 보상을 약속해야 할 것"이라며 "우군이 돼 줄 투자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조 회장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도덕성이나 경영능력이 경영권 방어의 기본 요건"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적지 않은 만큼 자본거래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결국 주식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 컨트롤 타워 잃은 한진그룹, 비상장사 상장 등 표류 = 조 회장의 타계로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의 비상장 자회사 등의 상장이 불투명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한진칼의 비상장 자회사는 칼호텔(지분율 100%), 정석기업(48.3%), 토파스여행정보 (94.4%) 등이다. 이들의 장부가치는 칼호텔 2925억원, 정석기업 902억원, 토파스여행 537억원 등 총 4364억원이다.

이 중 토파스여행은 상장 가능성이 높은 자회사로 꼽혀왔다. 토파스여행은 항공스케줄과 항공예약발권시스템 운영 기업이다. 2016년 이후 평균영업이익률이 40%에 이른다. 토파스여행은 지난해 12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상장 여행사 평균PER(주가수익배율) 20배를 적용할 경우 2500억원대의 시장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재 장부가치보다 4.8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조 회장의 타계로 한진칼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은 당분간 현실화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비상장사의 상장은 주식 분산, 공모주가나 공모규모 등 결정할 내용이 많다"며 "그동안 조 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는데 비상장사의 상장을 결정할 컨트롤타워가 없어져서 당분간 상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진칼 우량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은 주요주주인 KCGI의 주요 요구상황인 만큼 장기적으로 추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김명룡 기자 dragong@, 김도윤 기자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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