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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현장 한번 나간 적 없이…6.2억원 위험수당 빼돌린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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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부정 수령한 공무원 940명 적발…환수 등 조치 예정

머니투데이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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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업무는 용역업체에 맡기고 관련 수당을 수년간 부당하게 받은 공무원 940명이 적발됐다. 이들이 부당 수령한 금액은 총 6억2000만원에 달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2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년간의 '위험근무수당 집행실태'를 조사하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위험근무수당은 도로보수, 가축방역 등 '지방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9개 부문의 위험 직무를 직접·상시 수행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예산 범위 안에서 6만원, 5만원, 4만원으로 나눠 지급하는 수당이다.

이번에 조사 대상엔 충북 청주시와 경기 남양주시, 경북 김천시, 전남 목포시, 울산 남구청, 경기 구리시, 전북 군산시, 충남 아산시, 강원 춘천시, 전남도청, 경기 오산시, 충남 논산시 등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이들 12개 지자체는 최근 3년간 940명이 약 6억2000만원의 위험근무수당을 부당 수령했다. 기관별 적발 금액은 적게는 2000만원, 많게는 2억원을 집계됐다.

위험근무수당 부당 수령 주요 사례를 보면 위험 직무에 직접 종사하지 않은 공무원이 위험근무수당을 부당하게 받았다. 영남권의 한 지자체 공무원은 '가로등 유지보수 공사' 등 위험업무를 용역업체에 위탁해놓고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7개월 동안 85만원의 위험근무수당을 챙겼다.

수도권의 한 지자체 소속 공무원은 '자동차 배출가스 점검' 업무를 담당하면서 단 한 차례도 도로현장에서 자동차 배출가스 단속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으면서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28개월 동안 위험근무수당 112만원을 받았다. 또 다른 수도권 지자체의 모 과장도 위험 근무를 직접 수행한 일이 없으면서 18개월 동안 89만원의 위험근무수당을 챙겼다.

위험 직무에 상시로 종사하지 않은 공무원이 수당을 부당 수령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호남권의 한 지자체 소속 공무원은 하수처리장 시설물 관리업무를 월 1~2회만 수행해 위험 직무를 상시로 했다고 볼 수 없는데도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18개월 동안 약 90만원의 위험근무수당을 받았다. 또 영남권의 한 지자체 공무원은 무정전전원장치 점검 등의 업무를 연 1~2회만 수행하고도 상시로 위험업무를 했다며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6개월 동안 144만원의 위험 근무수당을 받았다.

위험 직무와 관련 없는 업무를 수행한 공무원이 위험근무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하다 적발된 경우도 나왔다. 충청권의 한 지자체 공무원은 위험업무가 아닌 부시장 수행 차량을 운전하면서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12개월 동안 44만원의 위험근무수당을 받았다. 호남권의 한 지자체 소속 공무원도 일반 행정업무를 수행하면서 지난해 12개월 동안 58만원을 챙겼다.

권익위는 위험근무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한 12개 지자체 소속 940명의 공무원을 해당 기관에 통보해 환수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나머지 231개 지자체엔 자체감사를 하도록 요구한단 계획이다. 아울러 위험근무수당을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지급하거나, 감사에 누락되는 등의 문제점을 해당 기관에 통보해 개선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이번 실태조사는 부당하게 받은 위험근무수당을 환수할 뿐만 아니라, 부당하게 지급하는 관행을 바로잡고 예산 낭비를 막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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