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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비상경영체제 돌입한 한진그룹…'조 회장 측근 그룹'이 공동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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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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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은 8일 오전 갑작스럽게 맞은 조양호(70) 회장 부고 사태에 급히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던 조 회장의 유고 사태가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조치로 해석됩니다.

한진그룹은 이날 오전 조 회장 별세 소식을 알리며 "그룹 전체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습니다.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 결정을 진행해 안전과 회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양호 회장은 그룹 창업주인 선친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1999년 대한항공 회장에 오른 뒤 20년간 경영 최일선에서 각종 경영 판단을 내리고 의사 결정을 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 회장의 갑작스러운 유고는 한진그룹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운 일입니다.

여기에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고, 조 사장이 장례절차 등을 위해 당분간 경영에 신경 쓰기 어렵다는 점도 긴급히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배경으로 분석됩니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그룹 지배 정점에 있고, 대한항공과 ㈜한진을 통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입니다.

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조 회장 부자와 석태수 사장 등 3명이 사내이사에 올라있습니다.

대표이사를 맡은 석 사장은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이사·상무를 거쳐 ㈜한진 대표이사, 한진해운 사장을 지낸 조 회장의 '심복'으로 꼽힙니다.

지난달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등 외부 견제에도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3년 더 연장하며 조 회장 측의 든든한 기반이 됐습니다.

대한항공은 조원태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이끌고 있습니다.

조 회장이 지난달 27일 주총에서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하면서 대표이사 3인 체제에서 2인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우 부사장도 1987년 대한항공으로 입사해 경영기획팀장, 미주지역 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 총괄 등을 거친 이력으로 '조 회장 사람'으로 분류됩니다.

우 부사장은 조 사장을 도와 대한항공 경영을 꾸려가면서 조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진 역시 1977년 대한항공으로 입사해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친 서용원 사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그룹 내 주요 3사를 이끄는 사령탑이 모두 조 회장의 최측근이고 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인 만큼 그룹과 계열사 경영은 당분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입니다.

다만, 조 회장이 20년 넘게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쌓으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만큼, 조 회장의 빈 자리를 메우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비상경영체제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사장이 대한항공과 그룹 경영권을 순조롭게 승계할 수 있지도 관심입니다.

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율을 보면 조 회장을 비롯한 자녀들이 28.9%, KCGI가 12.8%, 국민연금이 6.7%, 기타 주주가 51.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8.9% 중에는 조 회장 지분이 17.8%로 대부분이고, 조 사장을 비롯한 자녀 3명의 지분이 각각 3% 이하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경영권 확보를 위해 조 회장 주식을 자녀들에게 상속하는 경우 50%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야 하는 데, 이를 고려하면 조 사장이 경영권을 가져가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물컵 갑질' 사건으로 각각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지분 상속 과정에서 이들이 다시 경영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옵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뚜렷하게 내세울 만한 경영성과가 없는 조 사장이 당장 6월 초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에 의장직을 맡아 글로벌 항공업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며 경영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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