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을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최근 부적정 감사 의견에서 벗어난 데 이어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따른 주가 상승 의견이 힘을 얻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재무지표 개선 가능성이 낮아 주가 호재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일 금호그룹이 제시한 자구계획안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요구했던 사안들로 금호그룹 측이 강력한 경영 정상화와 재무구조 개선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증권사의 한 연구위원은 "경영 정상화를 못하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도 포기할 수 있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보아 채권단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박삼구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지 않는다는 것도 '오너 리스크 해소'로 받아들여져 주가에 호재"라고 말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전날 대비 3.6% 올라 3830원에 마감했다. 금호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둔 금호산업 주가 역시 0.4% 상승했다. 두 상장사는 작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인에게 '한정' 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다가 최근 재감사를 통해 '적정' 의견을 받아 기사회생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실적은 감소했고 부채비율이 올라갔다. 작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82억원 흑자와 195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각종 비용 절감에다 저유가, 여객 수요 증가 등으로 실적 개선 호재가 예고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실적 증가에도 신용등급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이 종목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리스트에 포함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 정상화 의지에도 신용위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올해는 '기저 효과'를 통해 실적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중장거리 노선에서는 대한항공에, 단기 노선에서는 저가항공사에 밀리는 '샌드위치' 신세라는 것이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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