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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경향신문 '해외축구 돋보기'

[해외축구 돋보기]에릭센,누구 마음대로 이별 준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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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협조 않는 팀에 태업 의심

허더즈필드전 도움 기록에도

토트넘 팬들 “마음 콩밭에”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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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패스 6개에 도움 1개. 13일 밤 허더즈필드전에 나선 토트넘 플레이메이커 크리스티안 에릭센(사진)의 성적이다.

케인도 없고, 알리도 없고, 손흥민도 선발에서 빠진 가운데 필드의 사령관으로 토트넘의 4-0 완승을 진두지휘했다.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루카스 모우라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12번째 도움으로 리그 공동 2위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만 보면 잘했다는 칭찬까지는 아니더라도 욕을 먹을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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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에릭센을 향한 토트넘 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온라인에선 “오늘 경기장에서 최악의 선수” “상대에 꽁꽁 묶였고, 패싱은 그저 끔찍했다” “축구 역사상 최악의 데드볼 스페셜리스트” “에릭센은 선발에서 빼야 한다. 다음 경기도, 그다음 경기도”라고 에릭센의 플레이를 질타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조금 더 데이터를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토트넘 팬들이 에릭센을 비판하는 게 납득이 된다. 에릭센은 이날 77개의 패스 중 51개를 동료에게 배달해 패스 성공률이 66.2%에 그쳤다. 토트넘 선수 중에서 가장 낮았고, 자신의 리그 평균 패스 성공률(81.6%)에도 크게 밑돌았다. 코너킥은 4개를 차 한 개도 동료에게 연결하지 못했고, 슈팅도 5개를 날렸지만 유효 슈팅은 0개였다. 컨트롤 실수로 볼 소유권을 잃어버린 게 3번, 상대에게 볼을 빼앗긴 것도 1차례였다.

한 토트넘 팬은 “에릭센이 볼을 상대에게 내줄 때마다 1파운드를 받았다면 나는 172파운드를 벌었을 것”이라며 빈정대기도 했다. 매의 눈을 지닌 토트넘 팬들 중에는 “더 이상 토트넘에 있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처럼 뛰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나왔다. 에릭센의 마음이 이미 ‘콩밭’에 가 있어 경기에 대한 열정이 사라졌다는 해석이다.

에릭센은 2020년 여름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으나 토트넘과의 재계약에 사인을 하지 않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는데 최근에는 세리에A 인터 밀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까지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토트넘은 1억3000만파운드(약 1934억원)는 받아야 한다며 버티고 있지만 토트넘이 1년 뒤 에릭센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자유계약선수로 내보낼 무리수를 둘 형편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에릭센의 몸값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맨유는 현재 8만파운드(약 1억1900만원)를 받고 있는 에릭센의 주급을 3배인 24만파운드(약 3억5700만원)로 올려주겠다는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몸값을 지나치게 올려 이적 협상을 어렵게 하고 있는 구단에 대한 불만이 경기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게 팬들의 의구심이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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