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단절됐음에도 옹도가 간직한 아름다움에 대한 소문은 뭍으로 흘러 들어갔다. 2007년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등대 16경’에, 2012년엔 ‘한국의 아름다운 등대섬 20선’에 각각 이름을 올렸고, 그렇게 1년 후 옹도는 빗장을 풀고 세상을 맞기로 했다.
온 섬을 새하얗게 뒤덮은 2만여 마리의 괭이갈매기, 그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광경을 연출하는 난도는 옹도 여행의 '덤'이다.
◆옹기를 닮은 섬 '옹도'
드론을 통해 본 옹도의 전경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태안 읍내에서 약 20km 떨어진 안흥외항으로 가 옹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안흥외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가의도를 지나 약 12km 들어가면 옹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 옹기 조형물이 설치된 이유는 바로 섬 모양 때문이다. 섬이 옹기를 옆으로 뉘어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해 옹도(瓮島)로 이름 붙여졌다지만 모양은 영락없는 고래다. 섬의 정상, 백색 등탑은 마치 고래가 호흡할 때 내뿜는 수증기 같아 보인다.
실제로 일대 어민들도 이곳 옹도를 고래섬이라고 부른단다.
학암포에서 영목까지 약 230km에 리아스식 해안이 펼쳐진 태안 곳곳엔 명소가 즐비함에도 옹도는 오랜 세월 세상으로부터 꼭꼭 숨어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렇게 모습을 감추던 옹도가 2013년 일반에 개방된 이래 수많은 여행객이 이곳을 찾는다.
선착장에 내려 등명기 모양 쉼터 ‘환영의 빛’을 지나고 계단을 따라 조금 오르다 섬의 중간지점 첫 모퉁이에서 옹기 쉼터가 나온다. 두 번째 모퉁이에는 동백꽃 쉼터와 동백잎 쉼터가 자리하고 있다.
봄날엔 동백꽃이 섬을 물들이는 옹도는 붉은 꽃의 터널이 백미다. 꽃잎이 툭 떨어진 동백터널이 봄볕을 살포시가린다.
동백 터널을 나오자 비로소 등대 앞 중앙광장이다. 섬의 정상은 등대와 중앙광장, 숙소동으로 구성됐다.
100년 넘게 평택항과 대산항 등 서해를 오가는 배들의 길잡이가 돼주던 충남 유일한 유인 등대다. 등대에는 전시관도 마련됐다. 옹도 모형 등이 있어 발길이 닿지 않는 섬의 면면까지 살펴볼 수 있다.
옹도에서는 단도와 가의도가 손에 닿을 듯 선명하게 보인다. 충남 최서단의 격렬비열도 역시 한눈에 담긴다.
◆괭이갈매기가 이루는 장관 '난도'
난도에서 만난 괭이갈매기 무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난도(卵島)는 괭이갈매기의 주요 서식지다. 울부짖는 소리가 마치 고양이 울음소리같다고 하여 ‘괭이갈매기’라고 불린단다. 이름을 듣고 갈매기의 모습을 보니 부리부리한 눈도 마치 고양이를 닮은 듯하다.
괭이갈매기의 모습을 더욱 가까이서 보기 위해 사온 새우깡 몇 봉지가 요긴하게 쓰인다.
배 꽁지까지 쫓아와 새우깡을 받아먹는 괭이갈매기의 친화력이 시종일관 즐거운 유람 분위기를 조성한다.
주요 번식기는 5월부터 8월까지임에도 괭이갈매기 무리는 이른 봄 번식지에 모여든다. 한 데 모여든 2만여마리의 괭이갈매기 떼가 진풍경을 이룬다.
새우깡을 던져주는 사람을 곧잘 따르지만 번식지에는 인간의 출입을 꺼리는 괭이갈매기들은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은 듯 난도와 같은 무인도 풀밭에 모여 번식을 한다고 한다.
다만 난도에 접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섬의 가장자리는 수직암벽으로 이뤄져 사람의 접근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는다. 1982년. 이 섬은 통째로 천연기념물 제334호로 지정됐다.
난도 앞에 배가 멈췄고, 그저 잠시 괭이갈매기 떼가 가득한 난도의 절경을 바라봤다.
수많은 괭이갈매기가 번갈아가면서 바다 위 하늘을 날면 섬 전체가 들숨과 날숨을 쉬는 듯 활기로 가득하다.
괭이갈매기가 어부들, 그리고 배를 타는 승객들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것처럼 난도는 괭이갈매기의 삶의 터전이이 되어 서로 의지하며 하루 하루를 보낸다.
2만여 마리 괭이갈매기는 오늘도 힘찬 날갯짓을 하고 하며 난도를 생명의 섬으로 만들어주고 있으리라.
새우깡 덕에 괭이갈매기를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난도 옹기 조형물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괭이갈매기의 서식지 '난도'의 전경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드론을 통해 본 옹도의 전경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글.사진 태안=기수정 기자 violet1701@ajunews.com
-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economidaily.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