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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진주 흉기난동 참사]“소란에 나가 보니…피 흘리는 주민들로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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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 찔리고 7명은 연기 흡입

경찰, 15분 대치 후 범인 제압

구체적 범행 동기는 조사 중

17일 안모씨(42)가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흉기를 휘둘러 18명의 사상자가 난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현장은 처참했다.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303동 출입구와 인근 주차장 등 바닥 곳곳에는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린 주민들의 혈흔이 낭자했다. 소방관들이 물을 뿌리며 제거했지만 핏자국이 여전히 남아 있어 종이박스 등으로 엉성하게 가려져 있었다.

이날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303동 1층에 사는 유모씨(56)는 “밖에서 뭔가 ‘쿵쿵’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엉망이었다”며 “1층 입구와 주차장에서 주민들이 피를 흘리고 있었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는 등 아비규환이었다”고 했다. 경비원 권모씨(72)는 “화재경보기가 울려 잠에서 깬 후 관리소로 달려가 상황을 전파했다”며 “다시 303동으로 달려가니 주민 1명이 도로 바닥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고 아파트 입구에도 2명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4시30분 첫 신고 후 30여분간 119에 27건의 화재신고가 들어왔다. 사건이 발생한 303동 아파트는 15평·20평짜리 2개 구조가 함께 있다. 이 아파트는 10층짜리 복도식 서민 임대아파트로 승강기(2대)와 계단 1곳이 아파트 중앙 한곳에 모두 붙어 있는 구조다. 안씨는 불을 지른 자신의 아파트 4층과 2층 복도식 계단을 오가며 대피하던 주민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 11명의 주민이 흉기에 찔렸고, 7명은 연기를 흡입했다.

신고 후 3분여 만에 도착한 인근 지구대 경찰관 2명은 아파트 2층 복도 끝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안씨와 15분가량 대치했다. 경찰은 안씨를 제압하기 위해 공포탄·테이저건·실탄을 잇따라 발사했지만 빗나갔다. 추가로 경찰이 투입되자 안씨는 흉기를 차례로 경찰에게 던졌고 이 틈을 타 경찰이 진압봉으로 안씨를 제압해 붙잡았다.

경찰은 체포 직후 프로파일러를 대동해 안씨를 조사했다. 경찰은 사상자가 많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사건 당시 안씨의 범행 동선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폐쇄회로(CC)TV 영상과 피해자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범행 동기와 사전 준비에 대해 경찰은 “안씨가 ‘사람들이 나에게 피해를 주고 무시한다’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다”며 “흉기를 어디서 구했는지 등 추가로 조사해봐야 계획된 범죄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훈·백경열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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