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에어비앤비 손하빈 매니저
[여행이 별거냐] 역사가 켜켜이 쌓인 목포로 '다크투어'떠나요
최근 생태여행의 일종으로 북극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요.
특히 러시아에서는 북극 관광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극 관광이 야생 동물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아니냐며, 지적하고 나섰는데요.
어디로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머물고 오느냐도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가까운 곳부터 먼 곳까지! 다양한 여행 정보 만나보는 시간,
<여행이 별거냐>
에어비엔비 손하빈 매니저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 지난번에 태국 방콕과 함께 국내 벚꽃 여행지로 경주를 소개해 주셨었는데, 정말 다녀오셨어요?
에어비앤비 손하빈 매니저(이하 손하빈) : 경주말고 강릉을 다녀왔습니다.
조현지 : 저도 강릉 다녀왔는데, 신기하네요. 매번 여행지 소개해 주실 때마다 너무 가고 싶어요. 목요일을 버텨내는 힘! 이 코너 같은데요. 오늘은 어디로 떠나볼까요?
손하빈 : 오늘의 국내 여행은 목포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국내 여행지 중의 하나인데요, 목포도 세 번 이상은 갔던 곳입니다. 왜 좋아하냐고 물어보시면, 역사가 켜켜이 쌓인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조현지 : 역사가 켜켜이 쌓여있다... 벌써부터 흥미로운데요.
손하빈 : 일제 강점기에 가장 활발하게 개발이 되었던 도시 중 하나였지만, 90년대에는 개발에서 많이 밀렸던 도시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목포에 살았던 분들은 그래서 개발의 기대감이 있으시겠지만 외지인의 입장에서 옛날 역사나 구도심의 원형이 많이 남아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포에 가면 느낄 수 있는 목포만의 문화, 역사가 아직 생경하게 살아있는 느낌입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목포하면 멀다는 생각이 우선 들긴 하는데, 서울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손하빈 : 호남 KTX를 타면 2시간 30분에 목포에 닿을 수 있습니다. 종착지이기도 해서 한숨 자다가 내리시면 역사 여행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조현지 : 아까 역사적인 도시라고 목포를 소개해 주셨는데, 몇 달 전에는 한 의원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요,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요, 다른 의미로 화제가 되기도 했었잖아요. 목포가 근현대사의 보물 같은 도시라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손하빈 : 목포는 지리상 육상과 해상의 교차로와 같은 도시입니다. 교통의 이점 때문에 항구 중심 도시로 일제 강점기 때의 한이 서려있는 공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목포역에서 내려 구도심을 걷다 보면 가슴이 울컥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목포항 자체가 일제 강점기 수탈을 위해 생겨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이기도 했습니다. 일본으로 보낼 군수물품이나 한반도의 물품을 일본으로 빼돌렸던 지역이었다고 생각하니 그때의 도시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실제로 구도심에 가면 일제 강점기 때 수탈당했던 도심의 모습이 남아있는 곳들이 꽤 됩니다. 슬픈 역사를 들여다보는 곳이지만, 사실 우리 역사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목포 여행을 하면서 잊고 있었던 우리의 역사를 알아보는 여행을 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이런 걸 요즘 '다크투어리즘'이라고도 하더라고요, 자 그럼 목포에 가면 어떤 곳들을 둘러봐야 할까요?
손하빈 : 목포역에서 내리시면 바로 보이는 곳이 구도심입니다. 도보로 충분히 여행이 가능한 거리라 저는 도보 여행을 추천합니다. 만약 장소들이 구체적으로 궁금하시면 '목포문화관광'사이트에 가시면 근현대사 여행에 대한 정보들이 꽤 알차게 업데이트가 되어 있습니다. 제일 먼저 가셨으면 하는 곳은 목포근대역사관 1관입니다. 옛날에 목포 일본 영사관이었던 곳 입니다.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데요, 들어가자마자 소녀상이 있어서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조현지 : 목포근대역사관 1관부터 가야한다는 말씀이시죠? 1관에는 어떤게 있나요?
손하빈 : 이곳에서 여행을 시작하시기 좋은 이유는 목포의 시작과 근대의 시작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인은 2000원 입장료를 내면 볼 수 있는 유료 전시입니다. 전시를 보시면 목포가 조금 가깝게 느껴집니다. 보신 다음에 건물을 등 뒤로 하고 사서 뷰를 바라보시는 추천합니다. 건물 앞에 펼쳐진 길을 보면 구획이 매우 계획적으로 나뉘어 있어, 그 당시 깔끔하게 정비된 동네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이 일제강점기시기에 일본인들이 살았던 마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건물 아래로 쭉 펼쳐진 길은 적산 가옥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건물 옆과 후면에는 달동네 같은 공간이 보이는데, 이 모습은 앞에서 바라본 모습과 반전이 됩니다. 그 당시 조선인들 살았던 조선인 마을이라고 합니다. 평지도 아닌데다, 마구 지어진 느낌의 집들을 보니 조선인들이 얼마나 척박한 환경에서 살았을지 상상이 되어 맘이 짠해졌습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1관이 있다는 얘기는 2,3관도 쭉 있나요?
손하빈 : 1관을 보신다음 걸어서 2관으로 이동하면 옛날에 동양척식주식회사이었던 건물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 수탈의 상징인 건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내부는 예전 모습과 다르다고 하지만 외부는 그때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하니, 이곳도 구경을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조현지 : 동양척식주식회사……. 근현대사 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박물관으로서 보존되고 있군요.
손하빈 : 근현대사 유적지들이 모두 목포 구도심에 위치하기 때문에 도보로 여행이 가능합니다. 도보를 걷다 보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것처럼 기본 100년이 넘은 건물들을 싶게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시선으로 보면 낡고 허름한 옛 동네 길일 수 있지만, 사실 옛날의 건물과 구조들을 볼 수 있는 독특한 동네라고 할 수 있어서 저는 구도심을 그냥 걸어다는 것을 좋아합니다. 대한민국 첫 백화점인 구 화신 백화점 건물도 있는데요, 건물이 너무 독특하고 예뻐서 한참 구경한 생각이 납니다. 요즘 목포 개발이 대두되고 있어서 그때 제가 봤던 곳들이 많이 개발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 많이 변하기 전에 구도심을 꼭 걸어서 여행해보세요.
또한 적산가옥을 개조한 카페들도 있어서, 시간이 되시면 옛 공간을 구경하실 겸 적산가옥을 개조한 공간들도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현지 : 더 변하기전에 가봐야 할 곳이다. 목포의 역사투어 얘기를 해주셨는데요. 여기서 이 노래 안 듣고 갈 수 없죠. 이난영 선생님의 목포의 눈물. 오늘은 이미자, 하춘화가 함께 부른 버전으로 전해드릴게요.
M. 이미자, 하춘화 - 목포의 눈물
조현지 : 애절함이 느껴지는 노래인데요. 또 목포하면, 유달산 아닌가요?
손하빈 : 저는 목포의 유달산을 좋아해요. 목포를 대표하는 산이기도 한데, 동산 같은 느낌이라 빨리 올라가면 1시간 내외로 다녀올 수 있습니다. 동산이라 생각하고 쉽게 생각했었는데, 정상으로 갈 수 록 바위산이라 척박한 느낌도 있지만, 크게 힘들지 않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한눈에 목포를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전 한번 이상은 꼭 가시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해질녘에 바라보면 목포 대교도 보이고, 목포 대교 뒤 다도해도 보입니다.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는 해남도 보이고, 목포 주민들이 사는 아파트, 주택단지들이 보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유달산 케이블카가 설립된다고 했는데, 아직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케이블카가 없을 때가 자연 그대로를 바라보는 아름다움이 있을 것 같은데 더 많은 사람들이 올라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생기지 않았을 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래도 본연 그대로의 모습이 가려질까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여하튼 유달산은 사랑입니다. 여러 번 자주 올라가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곳입니다.
조현지 :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거죠? 해질녘에 맞춰서 가면 좋겠네요. 그리고 목포 하면 또, 음식을 빼놓을 수가 없잖아요. 먹을거리 얘기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침이 고이네요. 저도 목포에서 인생 떡갈비랑 꽃게살비빔밥 먹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손하빈 : 제가 목표에 가기 전에 목포를 다녀온 친구가 해준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밥이라는 다소 평범한 음식도 목포에서는 특별히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맛집들도 많지만, 뭐니 뭐니 해도 백반집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항구 도시다 보니 뱃사람들에게 따뜻한 밥을 제공하기 위해서 항구 근처에 가면 백반집들이 즐비하게 있습니다. 만원도 안하는 백반을 시키시면 상다리가 부러진다는 말이 과하지 않을 만큼 많은 반찬들이 나옵니다. 항구의 도시답게 젓갈류의 반찬부터 나물반찬까지 반찬까지, 만족감을 느끼실 거예요. 그리고 생선구이나 생선찌개도 같이 드실 수 있습니다. 제가 목표 현지에게 한정식 같은 조금 비싼 집에 가려고 하니, '거길 왜가요, 백반을 드셔야지. 싸고 맛있는데' 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진짜 현지인이 가는 맛집은 바쁜 점심시간 때라고 알려주시지 않았어요. 의아해서 여쭤보니 뱃사람들이 먹는 점심시간대에 저 같은 여행자들까지 몰리면 진짜 먹어야 하는 사람이 못 먹을까봐 걱정 되신다고 하셨습니다. 이웃 정이 느껴져서 뭉클했습니다. 항구 주변에서 백반집을 찾으신 후 들어가 보세요. 할머니가 해준 밥상 같은 포근함과 손맛이 있습니다.
조현지 : 항구 주변에 있는 백반집, 꼭 기억해둬야겠네요. 목포도 조만간 가봐야겠어요.
지금까지 가까운 곳부터 먼 곳까지! 다양한 여행 정보 만나보는 시간, <여행이 별거냐> 손하빈 매니저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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