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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진주 방화·살인' 숨진 12세 금양의 언니가 쓴 글 "2층서 마주친 살인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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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진주 아파트 방화·살해 혐의를 받는 안모(42)씨가 17일 오후 경남 진주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나오고 있다. 진주=연합뉴스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방화·살해 사건 사망자의 유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전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독려를 부탁했다.

지난 17일 경남 진주시 가좌동 주공3차 아파트에서 안모씨(42)가 본인 집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르고 계단으로 대피하던 이웃들을 상대로 무차별적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5명이 숨졌고, 6명이 중경상, 9명이 연기를 흡입해 경상을 입었다.

유족 A씨는 안씨의 공격으로 사촌 동생 B양(12)과 할머니 C씨(65)를 잃었고, B양의 어머니이자 A씨에게 이모인 D씨(41)도 중상을 입어 현재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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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A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네 맞아요. 제 가족의 일이에요. 긴 글이지만 읽어주세요”라며 사건 당시 아파트 안에서 벌어진 일을 설명했다.

A씨는 “새벽에 창문깨지는 소리와 폭죽 터지는 소리, 여자·남자의 소리 지르닌 비명 소리를 듣고 무서워 방의 불을 켰다”며 “제 방 창문으로는 이미 연기가 들어오고 있는 상태였으며 저는 놀라 바로 이모(D씨), 이모부, 동생(B양)이 있는 방으로 뛰어가 ‘불이 났으니 피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동생과 이모에게 물 젖은 수건을 건네며 나가자고 했고, 나가는 도중 2층에서 끔찍한 살인자를 만났다”면서 “(안씨가) 저와 먼저 눈이 마주쳤지만 바로 앞에 있던 제 동생을 먼저 붙잡고 흉기로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A씨의 친척 동생은 12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

A씨는 그러면서 “그 사람을 말리던 저희 이모도 크게 다치셔서 지금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며 “또 3층에 할머니(C씨)가 살고 계셨는데 할머니가 그 끔찍한 살인범을 말리다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안씨의 흉기 난동으로 가족을 잃은 A씨는 “이 사람은 저희 가족을 파탄 낸 사람”이라며 “도와주세요. 청와대 청원 귀찮으시더라도 한 번씩만 들어가서 해주시면 감사하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A씨는 “안씨의 이 끔찍한 살인은 다 계획돼있었던 것이며 자기 집에 불을 지르면 사람들이 비상계단으로 대피할 것을 예상해 2층에 숨어 있다가 대피하러 나오는 주민들을 흉기로 찔렀다”고 덧붙였다.

숨진 금양의 친언니로 추정되는 누리꾼도 페이스북에 “제 공유글 귀찮으시더라도 한 번씩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도와주세요”라며 청와대 청원 글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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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씨가 공유한 청원은 “진주 ‘계획형 방화·살인사건’에 초기 부실한 대처로 예견된 사건을 막지 못한 경찰들 및 관련자들의 엄중한 수사를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경찰 수사를 규탄하는 내용이었다.

청원인은 “피해자 대부분이 어린이와 노약자이고, (피의자는) 범행 후 ‘다 죽였다’고 소리치기도 했다”며 “이는 우발적인 범행이나 묻지마 범죄가 아닌 약자를 대상으로 한 계획적인 범죄 행위였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차례 동일인에 대한 신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피의자와의 대화를 통해 정신 이상자임을 인식한 상태이었음에도 경찰은 왜 안씨에 대한 과거 범죄의 가능성에 대해 즉각 조사를 하지 않았냐”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청원 작성자는 “이번 사건은 충분히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사건”이라며 “이번 일로 피해자들은 사회로부터, 범죄자 개인으로부터 두 번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청원은 18일 오후 5시 기준 2만 9064명의 동의를 얻었고, 현재 청원 진행중이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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