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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英 핀테크 월드퍼스트 "플랫폼 기업, 경쟁사와도 협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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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전략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포용성과 확장성입니다. 고객의 수요 충족을 위해서라면 경쟁사와도 협력할 수 있어야 하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해외 송금 서비스를 하고 있는 리플의 경우, 우리보다 성숙한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외환 거래 플랫폼 ‘월드퍼스트’의 알버트 웡(Albert Wong) 아시아지역 담당 이사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웡 이사는 지난 18일 조선비즈가 주최한 ‘2019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했다.

조선비즈

세계 최대 외환 거래 플랫폼 ‘월드퍼스트’의 알버트 웡(Albert Wong) 아시아지역 담당 이사가 ‘2019 미래금융포럼’에 참석한 뒤 인터뷰를 갖고 있다. 웡 이사는 아마존 중국 지사에서 근무하다 지난해부터 월드퍼스트에 합류했다./ⓒ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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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계 핀테크 기업인 월드퍼스트는 가상 계좌를 활용해 전세계 전자상거래 판매자 및 기업의 결제, 송금을 지원한다. 2006년 서비스 출시 이후 13년간 700억파운드(약 100조원) 이상의 외환 거래가 월드퍼스트를 통해 이뤄졌다.

월드퍼스트는 암호화폐 겸 결제 프로토콜인 리플과 경쟁 관계다. 월드퍼스트는 기존 은행들이 이용하는 송금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리플은 블록체인 기술과 자사가 직접 개발한 가상화폐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글로벌 지급결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점은 같다.

웡 이사는 "월드퍼스트와 리플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비슷한 것은 맞지만, 기술적 측면에서는 완전히 다르다"면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의 경우 성장성은 기대되지만 현 단계에서의 기술적 완성도는 아직 부족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리플이 우리보다 기술적으로, 서비스적으로 성숙한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다"고 했다.

웡 이사는 포용성과 확장성이 플랫폼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요한 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거래량이 적은 화폐는 송금이 다소 어려울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을 리플이 해소해줄 수 있다면 리플 솔루션을 얼마든지 통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솔루션 제공자가 누구인지보다는, 고객에게 가장 도움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웡 이사는 은행과 같은 전통 금융회사와 신생 핀테크 기업 간 나타나고 있는 경쟁에 대해 "핀테크 기업은 기존 금융 시장을 교란하는 존재가 아니라 은행의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 금융회사의 경우 여신 업무가 가능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고, 핀테크 기업은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서로 협력한다면 윈윈할 수 있다"며 "핀테크 기업의 역량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전통 금융회사 입장에선 골라서 협력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웡 이사는 중국 내 은행들과 월드퍼스트의 협력을 예로 들었다. 그는 "중국 은행들의 경우 전국 각지에 오프라인 지점은 물론 수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월드퍼스트는 오프라인 지점이 없다"며 "그러나 월드퍼스트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의 거래 추이를 분석, 은행 여신 대출에서 리스크 점검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가로 월드퍼스트는 은행의 결제망과 방대한 고객을 얻었다.

월드퍼스트는 올해 서울에 사무소를 열고 정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웡 이사는 "한국의 결제 문화는 카카오페이, 토스 등 각종 핀테크 서비스로 굉장히 발달돼 있다"며 "한국에 특화된 마케팅 전략은 물론, 어떤 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떤 파트너와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할지 조만간 한국 팀을 꾸려 구체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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