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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차보험료 또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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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자동차 보험료가 3% 가까이 올랐음에도 손해보험사들의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들은 하반기 추가 인상 기회를 엿보고 있다. 손해율은 적정보험료를 추산하는 기준으로, 발생손해액을 보험료로 나눠서 계산한다.

22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화재(000810)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3%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손해율(81.5%)보다 3.8%포인트 올랐다. 현대해상(001450)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포인트 오른 85.0%였다. DB손해보험(005830)은 86.1%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6%포인트 올랐다. 메리츠화재(000060)도 전년도보다 2.8%포인트 오른 81.8%였다.

조선비즈

자동차를 구매하면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자동차보험료가 올 하반기에 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의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년 대비 올랐다./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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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 손해율 상승이 예견된 일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초 보험료를 7~8% 가량 올렸어야 하는데 물가를 감안해 덜 올렸다는 것이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공임료 등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7% 정도는 올렸어야 하는데, 덜 올렸으니 손해율 관리가 안 되는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올해 1년 평균 손해율도 9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손해보험사들이 적정으로 생각하는 손해율은 78~80% 수준이다. 통상 여름과 겨울에 손해율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1분기부터 손해율이 상승하면 손해율 관리가 어려워진다.

1분기에 손해율 상승요인이 여럿 발생한 것도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원하는 이유다. 우선 대법원이 육체노동자의 정년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올린 게 인상 요인다. 금융감독원은 대법원 판결을 반영해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5월 중으로 개정한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일용직 노동자나 주부, 청소년에게 지급하는 사고 보상금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보험료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한방 추나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한 것도 보험사 입장에선 손해율 상승 요인이다. 지금까지 보험사들은 추나요법 1회당 1만5000원만 지급하면 됐다. 추나요법이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됐기 때문에 나머지는 환자가 자기부담금으로 내야했다. 하지만 이제는 건강보험 수가에 따른 치료비를 전액 지급해야 한다.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초부터 자동차보험 인상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조심스레 비쳐왔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올해 초 신년 간담회에서 "손해율 추이를 봐야 하반기 보험료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했고, 대형 보험사들도 올해 초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상을 시사해왔다.

현대해상은 기관투자자 IR에서 "최저임금 인상, 부품원가 상승으로 보험료를 추가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손해율 추이와 상황을 두루 살펴보고 올 상반기 중 추가로 요율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IR에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1년에 두 번이나 자동차보험료를 올린 경우가 없어 실제 인상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보험업권을 바라보는 눈초리가 곱지 않아 장기보험 등 다른 부분에서 낸 수익으로 자동차보험 손해를 일정 부분 메우면서 내년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며 "어디 한 곳에서 자동차보험료를 올리겠다고 발표하면 뒤따라 우후죽순 올리겠지만, 처음 인상발표를 하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했다.

연지연 기자(actres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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